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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선복 Aug 07. 2023

그 폭우 속에...

익숙했던 나를 떠나보낼 수 있다면


해도 해도 원점이 되는 대화...

오늘이 4일째인가 5일째인가...

정신이 혼미해 온다.

이대로 있다가는 돌아버릴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말하기를 포기하고 밖으로 뛰쳐나왔다.


가슴이 터져버릴 것 같아 미친년처럼 악에 받쳐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 그 소리에 놀라 그가 뛰쳐나오는 기척이  들렸지만 나는 곧장 엘리베이터를 타고 1층으로 내려갔다.


폭우에 가까운 비가 마구 퍼붓고 있었다.

있으나 마나 한 작은 우산에 대충 의지한 채 정신없이 비속을 걸었다.

빗물인지 눈물인지 알 수 없는 것들로 범벅인 얼굴을 우산 속에 숨기고 아이처럼 엉엉 울며 걸었다.

아이였을 때도 이런 울음은 울어본 적이 없는데...



미쳐 날뛰는 감정을 그렇게 한바탕 폭우 속에 흘러 보냈다.




서서히 비는 그치고


잦아들었던 울음이 한 번씩  울컥울컥 올라오지만


 이제 차분히 생각할 수 있을 것 같다.




나에 대해여,


그리고 나의 결혼에 대하여.



늘 그 사람 입장에서 나를 바라보느라 솔직히 힘들었다. 끊임없이 자책하고 죄인 된 기분으로 내 잘못이 무엇인지를 따지며 스스로를 괴롭혔는데

이제는 나의 시선으로 나를 제대로 바라봐야겠다.



잠시 그 사람을 지우고

혼란스러운 이 상황들을 싹 지우고

온전히 나에게 집중하자.

스스로에게 솔직해지자.


중요한 결정을 해야 할 시간이다.

부디 옳바른 생각을 할 수 있기를.




#별별챌린지 #글로성장연구소 #폭우 #통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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