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간의 단식을 하는 사이 태풍 카눈이 다녀갔다. 그냥 가기가 허전했는지 슬며시 여름을 데려간 게 분명하다.
오랜만에 걷는 거리가 이렇게 허전하다니.
불과 며칠 전만 해도 지글지글 타오르는 여름의 열기로 가득했는데.
명절날 온 가족이 모여 북적북적 떠들다가 연휴가 끝나기 무섭게 썰물처럼 빠져나간, 텅 빈 시골집에 남겨진 부모님의 쓸쓸한 심정 같달까.
여름이 가고 나면 늘 그렇다. 나는...
이것도 병이라면 병이겠지.
얼마 전 가게 냉각기가 고장 나서 주문했는데 뭔가 영 시원치 않은가 보다.
교환신청을 했는데 새로 온 냉각기도 불량인 건지
결국 반품해야 할 것 같다고 남편이 그랬다.
몇 차례의 통화 끝에 반품신청을 하고 나니 문자 한 통이 들어온다.
개업떡 주문을 한 건지 떡집에 떡값 입금하란다.
그래.. 하라면 해야지.
내 뜻과는 상관없이 개업일은 다가오는구나.
조금 뒤 전화가 걸려와서 받으니 주말에 쓸 마늘과 고추를 사다가 작업을 하라고 했다. 그러면서 마늘기계와 고추기계는 내일 아침에 가게에 아예 갖다주고 온다고 했다.
그래... 이제 이 일은 그만하고 새로운 일을 하라는 거지.
지루한 마늘고추 작업을 끝내고
보건소에 가서 보건증을 신청하고 식품위생교육을 온라인으로 예약하고...
시어머니랑 긴 통화를 하며 잠깐 울고...
시댁형님이랑 장문의 문자를 몇통 주고받았더니...
하루가 금세 또 갔다.
내일은 어떤 하루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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