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착된 관계에 염증 난 지 오래됐다.
그래도 어른이니 예의를 차리느라 나름 표정관리는 하고 살았는데 그게 안된다 이제는.
며칠 뜸한가 싶더니 다시 시작됐다.
카톡테러.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지난번 그 카톡도 그렇게 화가 났으면서 내가 했던 대처는 겨우 답장을 보내지 않는 거였다. 화가 도저히 풀리지 않아 결국은 출근도 안 했지만 그렇다고 바뀐 건 아무것도 없었다. 내 딴엔 뭔가를 보여줬다고 한 행동들이 씨알도 먹히지 않았다.
쓸데없는 짓 그만두고 콕 집어서 말을 해야 알 텐데.. 그런 구질구질한 얘기 입에 올리고 싶지 않으니 나만 죽어나는 거다.
미치겠다. 이미 한계가 와서 얼굴도 보고 싶지 않을 지경이 됐다. 가게에 나가는 게 지옥 가는 심정이다.
아닌 건 아니라고 똑 부러지게 말하고 싶은데
그건 왠지......
내가 할 수 없는 차원의 일 같다.
지금 내가 바라는 건 자연스럽게 멀어지는 일
눈에서 멀어지고 마음에서 멀어지는 일
그래서 이 목구멍까지 차오른 질린 감정이
더 이상 나를 자극하지 않도록
가만히 내버려 두는 것
가만히
좀.
암만 봐도 나는 병에 걸린 게 확실한 것 같아
싫은 소리 하면 죽는 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