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면접 보러 가는 날
새벽같이 길을 나섰다
달이 떠있었다
동그랗고 커다란 새벽달.
얼핏 봐서는 달인 지 해인지 구분이 안 가지만
아직 해가 뜨지 않은 시간이니
달인건 분명할 테지.
예쁘다.
셋이 다닥다닥 붙어 앉은
좁은 트럭 안이 소란스럽다.
시시껄렁한 수다로 복작복작하는 것도 잠시
곧 꾸벅꾸벅 조는 아이
멀미하느니 차라리 좀 자는 게 낫지 싶다
비몽사몽 한 시간여 달려 도착한 목적지
아이를 내려주며
나는 우황청심원을 건넨다
"긴장되면 마셔!"
아이는 씩 웃더니 받아서는
외투주머니에 챙겨 넣고는
등을 돌려 면접장으로 씩씩하게 걸어 들어간다.
그 뒷모습을 멀거니 바라보며
내 기다림의 시간은 시작된다
잘하겠지.. 잘 되겠지..
하면서.
긴 시간 때우려 가방 속에 있던 책을 펼쳤다.
글밥이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읽었던 부분을 다시 돌아가 읽어도
무슨 내용인지 모르겠다.
아무래도 너무 어려운 책을 챙겨 온 것 같다
좁은 차 안에서 찌뿌둥해진 몸을 한껏 늘려
기지개를 켜본다.
그러다 문득 눈에 들어온 창밖 풍경--
습관적으로 핸드폰 카메라를 켰다.
달이 지고
어느새 해가 뜨고 있었다.
창문을 내렸다 올렸다
이렇게도 찍어보고 저렇게도 찍어본다
풍경을 찍기 시작하면 나이 든 거라던데
그 말이 딱 맞는 것 같다
한번 시작하면 멈춰지지 않는다
비슷한 사진 같지만 미묘하게 다르다.
새벽풍경 속에 건진 한 장 한 장이 다 소중하다.
하늘을 향해 아른아른 뻗어있는
겨울나무의 가녀린 잔가지가
왜 이리 좋은지
추록잎 무성했던 지난 여름 그 나무와는
비교도 되지 않는다.
그렇게 한참을 사진 찍기에 열을 올리는 사이
운전석에서 잠깐 눈을 붙이던 남편이 부스스 일어나더니 카페에 가자고 했다.
커피가 생각나던 참이었다.
그리하여 마주한 모닝커피 한잔
따뜻하니 좋다.
어디선가 들어본 듯한 겨울노래가
스피커로 흘러나온다
핸드폰 게임하는 남편의 분주해진 손놀림을 보며
이 겨울 이 기다림에 대해 생각해 본다.
잘하고 온나 우리 아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