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추 한 알

by 순임이



시청에 볼 일이 있어서 잠시 다녀왔는데,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 하나하나에

적혀 있는 문구

한 문장 한 문장 읽다 보니

어느새 시 한 편을 읽었더라는


장석진 시인의

대추 한 알이었다.


이 가을에 꼭 맞는 시 한 편을

계단에서 만날 줄이야.





대추 한 알


저게 저절로 붉어질 리는 없다

저 안에 태풍 몇 개


저 안에 천둥 몇 개


저 안에 벼락 몇 개


저 안에 번개 몇 개가 들어 있어서


붉게 익히는 것일 게다



저게 혼자서 둥글어질 리는 없다


저 안에 무서리 내리는 몇 밤


저 안에 땡볕 두어 달


저 안에 초승달 몇 날이 들어서서


둥글게 만드는 것일 게다



대추야


너는 세상과 통하였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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