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문득문득 눈물이 났다. 길을 걸다가도, 잠시 앉아 쉬다가도, 지나가는 다른 순례자들의 미소를 마주 할 때도. 그저 지금 이 길이 너무 소중해서 저절로 눈물이 흘렀다. 하지만 오늘 아침엔 소리 내서 펑펑 울어버렸다.
신부님과 수도승들의 기도로 아침을 맞는 수도원 순례자 숙소의 하루는 찬양으로 시작한다. 오늘도 어김없이 해가 떴고, 이 세상 만물의 주인인 하느님께 감사하며 드리는 첫 기도.
베네딕도회 수도 공동체는 하루에 여러 차례 로마네스크 양식의 성모승천 성당에 모여 ‘시간 전례’ (성무일도 : 그리스도 공동체가 날마다 정해진 시간에 하느님을 찬미하며 바치는 공적인 기도)를 드린다.
기도는 평일엔 하루에 4번이 있는데, 이곳은 다국적 순례자들이 지나는 길이니 만큼 라틴어로 드려진다. 특히 성 베네딕도 산 살바도르 몬테이라고 수도원은 찬양(그레고리오 송)으로 기도를 드리는 특별한 곳이다. 그 노래에 반에 이곳에 다시 오게 되었다고 해도 맞는 말이다.
아침 기도 후엔 신부님 그리고 다른 순례자들과 간단히 아침을 먹는다. 견과류가 들어간 호밀빵을 구워 버터와 잼을 발라 먹기도 하고, 올리브 오일과 으깬 토마토를 빵에 발라서 하몽과 치즈를 얹어 먹기도 한다. 갓 추출한 커피에 우유를 섞어 함께 먹는데, 여유 있는 아침식사가 참으로 꿀 맛이다. 까미노에 와서는 매일 길을 떠나기 전엔 배낭을 정돈하고 정신없이 가지고 있는 간식으로 대충 에너지를 채우기 위해 먹었는데 말이다.
아침을 든든히 먹고, 바로 이어진 두 번째 성무일도 중 쏟아진 눈물, 마을 몇 바퀴를 돌아도 멈추지 않는다. 처음엔 이 평온함이 좋아 눈물이 났다. 그러다 이내 콸콸 샘솟는 눈물샘. 무엇이 그리도 힘들었을까? 무엇 때문에 그렇게 애쓰며 살았을까? 저 멀리 보이는 산은 안개에 싸여 이리도 아름다운데, 길가에 펴있는 식물들은 이리도 자연스러운데. 흘러가는 대로 두자, 힘을 빼고 세상을 바라보자, 무념무상이 되어 길을 걷자.
“이 바람이 나를 어디론가 데려다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