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공원에는 비둘기가 산다.
닭둘기라고 불릴 정도로 불결하고 몹시 비대한 새.
한 때, 평화의 상징이었던 비둘기는 이제 찾을 수 없다.
호주의 공원에도 각양각색의 낯선 새들이 산다.
새들은 사람을, 사람은 새들을 경계하지 않는다.
하루, 이틀, 사흘...
점점 새들의 모습에 익숙해진다.
새들도 내가 익숙해진 건가.
공원 잔디에 앉으면 조용히 내게 걸어온다.
그리고 빤히 바라본다.
나도 빤히 바라본다.
함께 빤히 바라본다.
빵조각을 들고 있으면, 도둑 걸음으로 나타나서
여유 있게 기_인 부리로 빵을 뜯어가기도 한다.
낯설고 어색한 존재도 자주 보면, 애정이 생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