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옛날의 꿈처럼...

사랑한다는 것_안도현

by ean


길가에 민들레 한 송이 피어나면

꽃잎으로 온 하늘을 다 받치고 살 듯이

이 세상에 태어나서

오직 한 사람을 사무치게 사랑한다는 것은

이 세상 전체를 비로소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차고 맑은 밤을 뜬눈으로 지새우며

우리가 서로 뜨겁게 사랑한다는 것은

그대는 나의 세상을

나는 그대의 세상을

함께 짊어지고

새벽을 향해 걸어가겠다는 것입니다.

- 안도현, 사랑한다는 것




어린 시절,

반질반질 윤이 나는 툇마루에 오후 햇살이 밀려들어오면, 내게도 살풋 잠이 밀려들어오곤 했어.

그렇게 따듯한 햇살, 따듯한 미풍을 이불 삼아 잠이 들라 치면,

어느 샌가 내 옆에 와 베개가 되어주는 엄마가 있었지.

머릿결을 살살 쓰다듬는 엄마의 부드러운 손길과 엄마 냄새가 좋았어.

온몸에 힘이 빠지고,

내 몸이 통째로 몽글몽글 말리는 듯한 즐거운 상상에 빠지지.

엿가락처럼 늘어질 대로 늘어진 몸이 붕 뜨는 듯, 가벼워지는 듯,

그렇게 꿈처럼 잠이 들곤 했었어.




그날을 기억해.

나를 안고 토닥토닥 잠을 주는 너의 손길에는,

그 옛날의 햇살도,

그 옛날의 바람도,

그 옛날의 손길도,

그 옛날의 향기도,

그 옛날의 사랑도,

다 있었지.


잠을 자고 일어나도 여전히 남아있는 온기.

하루가 지나고, 또 하루가 지나고,

그렇게 쉼 없이 ‘하루’가 지나도 변함없이 남아 있는 것.

_들이 있다.


그렇게 네가 내게 있는 한, 나는 도무지 외롭지 않을 것 같아.

그러니 우리, 차고 넘치는 사랑에 지치지 않기로 해.


웃을 수 있을 거야.

괜찮아 질 거야.


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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