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한PD 에세이
"내가 연예인도 아니고 이렇게까지 해야 해?"
당연하다. 나 또한 그랬다.
차가운 렌즈를 바라보며
허공에 대고 말하는 것 자체가 어색했다.
그것도 매주 영상을 만들어야 하는 고된 작업과
혹시나 내 영상을 주변 사람들이 볼까
부끄럽고 숨고 싶은 마음도 든다.
"악플까지 달리면 어떻게 해?
완전 멘탈 붕괴될 것 같은데..."
이런 걱정으로 가득 찼던 4년 전.
나는 유튜브를 할지 말지 수없이 고민한 끝에
결국 우리 집에서 키우는 강아지들을 출연시켰다.
내가 출연하는 것은 도저히 못하겠다 싶어서
강아지 콘텐츠를 만들어보기로 한 것이다.
영상 하나를 힘주어 만들고
처음으로 내 채널에 역사적인 업로드를 시켰지만
그 후로 채널은 파리만 날렸다.
본업이 바쁘다는 핑계로
나의 첫 번째 유튜브 도전은
허무하게 끝이 났다.
지금 생각해보면 유튜브는 하고 싶었으나
해야겠다는 '절실함'이 없었다.
그리고 다시 도전한 것은 작년 10월.
7전 8기의 정신으로
'독한PD'라는 이름으로 나를 브랜딩하고
유튜브에 도전해보기로 했다.
채널명은 <독한 사람들>.
독하게 성장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인터뷰나 다큐 형식으로 보여주는 채널이다.
다시 도전한 이유는 간단했다.
방송국을 위한 콘텐츠가 아닌
내 저작권이 있는 콘텐츠를 생산하고 싶어서였다.
독한 마음으로 9개월째 매주 1~2개씩 업로드를 하고 있다.
이번에는 포기하지 않겠다고 다짐하며 시작했다.
내 얼굴이 나오는 것도
이제는 익숙해졌다.
사람들도 잘 보고 있다며 응원도 해준다.
악플은...
아직 달리지는 않았다. 하지만 별로 신경 쓰지는 않는다.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면서 드는 생각은
유튜브는 하나의 '종합 예술'이라는 것이다.
방송 제작 PD로 일을 할 때는 분업화가 되어
촬영 편집에만 신경 쓰면 됐지만 유튜브는 달랐다
유튜브는 혼자 기획 촬영 편집은 기본
섬네일 이미지를 만드는 작업과
사람들에게 끌리는 제목을 정하기 위해
고민도 해야 한다.
업로드 후에 콘텐츠 마케팅과 유통도 오롯이 혼자 해내야 한다.
또한 채널을 성장시켰을 때
어떻게 수익 모델을 가져갈지에
대한 비즈니스적인 마인드도 고민해야 한다.
단순하게 구독자 1000명, 4000시간 시청시간을
채웠다고 해서 끝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제서야 유튜버를 왜 '1인 크리에이터'라고
부르는지를 비로소 깨닫고 있는 중이다.
물론 MCN 회사와 유튜버가 함께 하는 경우는
유튜버가 콘텐츠 생산만 신경 쓰면 된다.
나머지는 MCN회사가 다 알아서 해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는 다르다.
본업과 함께 혼자서 다 해내야 한다.
영상 분야에서 10년을 넘게 PD로 일해온 나조차도
유튜브는 다른 세계이고 정말 어렵다.
그래서 전략을 바꿨다.
구독자에 연연하지 않기로 했다.
앞으로 내 채널을 성장시켜 나를 브랜딩하고
어떻게 수익을 가져갈 수 있을지를 더 고민하며
장기적으로 꾸준히 업로드하는 전략으로 가고 있다.
또한
유튜브 관련 책들을 전략 독서하며
공부도 하기 시작했다.
끌리는 제목을 적기 위해 사람들의 심리에 대해 공부도 해보기도 하고
눈에 확 띄는 섬네일 디자인을 만들기 위해 선배에게 포토샵도 배웠다.
이렇게 유튜브 채널이 조금씩 성장하면서
나도 성장한다.
유튜브를 시작하면서
자존감도 많이 올라갔고
사람들 앞에서 영상 강의도 하고
온 오프라인에서 영상 커뮤니티도 운영하고 있다.
강의의 강자도 몰랐던 내가 사람들 앞에서 강의를 하고
영상 커뮤니티를 이끌며 사람들에게 작은 영향력을 주고 있다.
불과 9개월 만의 일이다.
그리고 유튜브를 통해 성장하는 과정을 블로그와 브런치에
꾸준히 기록하고 있다.
처음 유튜브를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시행착오를 덜어주기 위해서다.
유튜브 아직 망설이고 있는가?
정답은 실행이 답이다.
언제? 지금 바로.
백날 생각만 해봐야 소용없다.
지금 안 하면 평생 못한다.
일단 시작하고 시행착오를 겪어야 한다.
그러면서 수정 보완해 가는 쪽으로 가야 한다.
해보고 포기하는 것과 생각만 하고 하지 않는 것은 다르다.
망설이고 있다면 용기 내서 시작해보라.
그리고 유튜브의 맛을 한번 느껴보라!
조회 수와 구독자 수 연연하지 말고
내 콘텐츠를 쌓아간다는 생각으로
운을 쌓아가는 생각으로 편하게 시도해보라.
‘삶’이라는 무대에서 주인공은 ‘나'다.
내가 주인공인데 무엇이 두려운가?
주인공이라는 마음으로 유튜브 영상 화면 속으로 들어가 보라!
그렇게 꾸준히 하고
영상 콘텐츠들이 쌓이다 보면
몇 년 뒤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
그것이 바로 온라인의 기본 섭리다.
언택트 시대이자 포스트 코로나 시대다.
영상으로 나를 브랜딩 하는 시대가 이미 와 있다.
무엇을 망설이고 있는가?
페이스북 친구이자 <사색이 자본이다> 책을 쓴
김종원 작가님이 얼마 전에 쓴 페북 글 제목이다.
'준비가 끝나면 모든 꽃은 결국 핀다'
결국은 무엇을 하든
어떤 분야에 도전하든
'해보는 것이 준비'다.
그렇게 꾸준히 하다 보면 준비가 끝난다.
그러면
꽃이 필 것이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꽃이 피길 기대하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