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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독한PD Aug 10. 2020

프리랜서로 사는 거 불안하지 않으세요?

독한PD 에세이

 '프리랜서로 사는 거 불안하지 않으세요?’


며칠 전 27살의 이지연 양이 '우리'에게 물었다.


올해 14년 차 안병률 촬영 감독과

 13년 차 방송 프로그램 제작 PD로

일하고 있는 '우리'였다.


회사에 소속되어 일하는 것이 아닌

 자유롭게 여러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모습이 신기해서였을까?


그녀의 목소리에서 불안감과 궁금증이

동시에 느껴졌다.


이지연 양도 전에 다니던 회사를 퇴사한 지 8개월이 됐다.


그리고

 

‘영상'이라는 새로운 분야로 도전하기 위해

현재 내가 몸담고 있는

사무실에서 인턴 근무 중이었다.


그러고 보니

나도 이쪽 바닥에 몸담은 지

어느새 10년이 훌쩍 지났다.


생각해보면

10년 전에도

프리랜서로 방송 프로그램을 제작하고 있었다.


28살의 내가

당시에 제작했던 프로그램은

 KBS 세상의 아침, 무한지대 큐 등 정보 프로그램이다.


PD로 입봉(조연출에서 PD가 되는 것)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모든 아이템들이 새로웠고

다른 PD들보다 잘하려고 엄청 열심히 했다.


하지만

제작하던 프로그램이 제작사에서  

하차하거나 종영되면 제작진도 함께 해산되어야 했다.


정들었던 프로그램과

사람들과도 헤어져야 하는  

희한한(?) 방송 시스템.


방송 프로그램이 언제 하차되고 종영될지 모르기 때문에

제작사 입장에서도 PD나 작가를

정직원으로 둘 수 없는 노릇이었다.


회사 입장에서도 프로그램을 제작하지 못하면

매달 월급을 줄 수 없으니까.


28살의 나도

프리랜서로 사는 것이 참 불안했다.

왜 4대 보험이 되는 직원을

시켜주지 않냐고 아버지는 늘 물었었다.


내가 13년째 프로그램을 제작하며

 4대 보험이 되는 정직원을 해본 것은 6개월이 전부다.


보통 PD로 일한다고 하면 사람들은 묻는다.


'어떤 프로그램하세요?'


'OO 프로그램해요'라고

말했을 때


 '그 프로그램 알아요. 많이 봐요'


라는 대답을 듣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어쩌면 프리랜서에 대한 불안함을  

유명한 프로그램을

제작함으로써 이겨내려고 했던 것도 같다.


10년이 흐른 지금도

나는 프리랜서로 살고 있다.


나이를 먹고 연차가 쌓이면 쌓일수록 깨닫는 것은

 ‘프리랜서'라는 단어의 무게감이다.


어릴 때는 '프리랜서'라 해도

나를 지켜주는 제작사와 선배들이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프리랜서'로 일하기 위해서는

실력은 기본 베이스로 깔고 가야 한다.


 스스로 가치를 오롯이

증명해내야 한다.


그 가치를 증명하기 위해

늘 배우고 노력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


회사에 있는 정직원도

자의든 타의든 '잠정적 프리랜서'다.


회사에 있을 때  

얼마나 준비를 했느냐 안 했느냐에 따라

프리랜서가 됐을 때 불안감의 온도는 다를 것이다.


준비 없이 퇴사했다면 그 회사원은 불안한 프리랜서다.


문득 이런 생각도 해본다.


'어차피 '잠정적 프리랜서' 라면

차라리 빨리 프리랜서로 시작해서 성장하는 것이

나중에 덜 불안하지 않을까?'


 '프리랜서로 사는 거 불안하지 않으세요?’


27살의 이지연 양이 우리에게 물었던 것은

고정적 수입에 대한 불안감과

프리랜서에 대한 가치를 물었던 것이다.


그때는 자세하게 답변해주지 못했지만

지금은 이렇게 답변해 주고 싶다.


능력만 된다면 프리랜서로 일하는 것이

직장인보다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고 더 많은 경험을 할 수 있다고 말이다.


그 능력을 쌓기 위해

치열하게 배우고자 하는 마음으로 삶을 대하고

너만의 경력을 쌓으라고.


그리고 한 가지 더

지금부터 콘텐츠(블로그, 유튜브 등)를 쌓아가라고.


그 기록들이 쌓이면 쌓일수록 가치가 생겨나고

프리랜서로 활동하면서 큰 힘이 될 것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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