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목소리를 따를 것
2016년 5월 16일
제목: 여행을 떠나면
여행을 떠나면
일보다 가족과 친구를 소중히 해야지
항상 가장 가까운 사람들을 제일 먼저
못 챙기는 것 같아
여행을 떠나면
너무 열심히 살지 말아야지
조급하게 서두르다 나를 잃지 않아야지
여행을 떠나면
그 누구의 눈치도 보지 말고
내가 원하는 것을 잘 알아가야지
여행에서 돌아오면
여행에서 다짐했던 대로 살아야지
2016년 5월 21일
제목: 여행의 이유
세상이 나를 중심으로 돌아가지 않는다는 것을 몸소 체험하려고... 그럼으로써 더욱 겸손해지고 의견을 주입하기보다 삶에 충실함으로써 다른 사람들에게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 금상첨화. 몸으로 가는 여행을 안 갈 때는 책을 읽으면 된다.
...
떠나기 전부터 조용필의 '이젠 그랬으면 좋겠네'의 가사처럼 되리라는 예감이 있었다.
파랑새는 멀리 있는 것이 아니었다는 깨달음을 알고서도 떠나는 여행이었다.
당시 사귀던 연인에게 함께 긴 여행을 가자고 제안했다. 그는 흔쾌히 받아들였다. 돌이켜보면 사귄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용감했다. 얼마 전 일을 그만둔 그의 호주머니에는 여행 경비가 충분치 않았다. 다행히 그에게는 워킹홀리데이 때 따둔 세컨드 비자가 있었고 그걸로 호주에 가 돈을 모으기로 했다. 첫 번째 목적지는 어렵지 않게 정해졌다. 어차피 별 계획도 없었다. 어느 나라에든 가서 동물원과 국립공원, 어디든 동물이 있는 곳을 찾아다니는 것 밖에는.
그만두기 전, 남은 휴가가 있어 아는 선생님을 도울 겸 유럽 동물원 여러 곳에 다녀왔다. 끝까지 정신이 없었다. 마지막으로 리모델링 계획에 참여했던 야행관이 마음에 걸렸다. 야행성 동물이 산다는 이유로 땅에 반쯤 파묻혀 햇빛도 들어오지 않는 건물이었다. 마땅히 지낼 곳이 없어 여러 곳을 전전하고 내실에만 갇혀있는 동물들도 이 곳에 보금자리를 얻었으면 했다. 하지만 떠나지 않을 수 없었다. 동물 환경을 개선하는 일들은 계속될 것이고 나는 떠날 기회를 영영 놓치게 될지도 몰랐다. 정이 든 사육사들과 다른 직원들 때문에도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항상 진정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아는 삶을 살려고 노력하고, 나를 위한 선택을 하고 실천해왔다. 이번에도 자신의 목소리를 따르기로 했다.
가족들은 언제나 그렇듯 나의 선택을 지지해주었다. 어쩌면 대학 졸업을 앞에 두고 아프리카 여행을 간다고 한 순간부터 '얘는 말릴 수 없다.'는 걸 받아들이셨는지도. 공항에서 부모님과 사진을 찍고 들어가는 데도 솔직히 믿기지 않았다. 곧 한국에 돌아올 것 같은 느낌이었다. 언제 돌아올지 알 수 없는 여행길이었다.
2016년 5월 23일 말레이시아를 경유해 호주 멜버른에 도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