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1월의 글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기로 다짐했었다. 멋지거나 괜찮은 사람이 되고 싶은 그런 부류의 변화를 원한 건 아니었다. 한 번은 악독해지기로 마음을 먹었다가, 금세 또 아무 생각 없는 바보가 되야겠다 생각하기도 했다. 무엇이 됐건 변화는 내가 선택할 수 있는 최선의 도피였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생각보다 괜찮아 보인다는 말을 들었다. 틈이 없던 나의 일상이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더 없는 안심을 주었을 거라 생각하니, 이 또한 할 만한 일이라며 자위했다.
그런데 사실 오늘의 나는 여전히 같은 가을에 살고 있다. 아마 또 같은 겨울을 살게 되겠지. 봄엔 꽃이 피었다며 즐거워할 거고 또 지독한 폭염에 짜증을 낼 것이다. 나 조차도 변했다며 착각하며 살았지만, 현실을 깨닫는데 불과 두 번의 계절이 채 지나지 않았다. 사람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 그리고 변하지 않으면 달라지는 것도 없을 것임을 잘 안다. 또다시 조급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