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의 시차

불편함의 시간, 그리고 설렘의 시간

by 윤비

보름 남짓 유럽에 다녀오니 오랜 시간 비워뒀던 자취방의 화장실 등이 나가 있었다. 바로 고쳤으면 좋았을 것을 굳이 꽤 오랜 시간 방치하며 지냈다. 그 사이 우연한 만남에 하루를 1초처럼 살게 되었다. 순간이 아까워 손에 꽉 쥐려 했으나 고운 모래처럼 덧없이 흘려보냈다. 그리고 모래가 전부 사라지는 데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오늘 내 방 화장실엔 다시 불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어둠은 불편했지만, 잊고 싶은 많은 걸 감출 수 있었다. 그저 내 인생에 우연히, 동시에 일어난 두 가지의 사건이었다. 하나 불편함에겐 긴 시간이었고, 행복하기엔 짧은 시간이었다. 다시 마음의 불이 꺼졌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