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에세이 경계에서-
쓸쓸함은 새콤달콤하다
핸드폰 하나만 뒷주머니에 꽂고 사진을 찍으러 나왔다면
쪽팔리지만, 그냥 할 일이 없었다는 것이겠다.
한참 돌아다녔다 싶을 무렵 그 흔한 중국집을 만나고
중국집 간판이 나를 배고픈 인간으로 만들어 버렸다.
몇 번을 망설이다가 기어든다.
자장면 하나를 시켜놓고
덩그러니 창밖을 내다보니 풍경들이 싱겁다.
미리 나온 단무지 한 조각을 씹는 순간,
혼밥의 쓸쓸함도 사라진다.
새콤달콤하다
묘한 이끌림에 자꾸 젓가락질을 한다.
자장면이 나오기도 전에 단무지가 바닥났다
남은 양파가
‘아저씨는 양심도 없다’라며 돌아눕는다.
이런 상황이라면
누군가 내 등짝을 두들겨 팰지도 모른다.
단무지 논리가
자장면보다 더 주인공 같다면
쪽팔리는 쪽은 자장면이 아니고 나라는 것이다.
쓸쓸함은 새콤달콤하다.
글. 김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