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은 오긴 오는 것일까?

-시와 에세이 경계에서-

by 김휴

아침은 오긴 오는 것일까?

-시와 에세이 경계에서-


새벽이 푸른 몸을 흔들며 다가오는데도

불면으로 쓰러진 생각은 일어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벌써 몇 번째 반복되는 아리아도 나를 일으켜 세우지 못한다.

아리아를 듣는 것으로 혼란스러운 생각을 정리하려는 것도

막다른 길에서의 몸부림 같았다.


내 오페라는 비극적이고 화려한 귀족들은 나를 증오한다.

극은 아름답기까지 하지만 사랑하던 사람마저 배신하면서

내 무대는 끝이 나고


아리아는 슬픔을 넘어서 아픔일 수밖에 없다.


지독한 어둠에서 나는,

박수를 잃어버린 관객들에게 인사를 한다.


상처 같은 밤은 언제쯤 안녕을 이야기할까?

아침이면 충혈된 눈으로 상대방에게 미안함을 안기고

지난밤은 어둠에 고립되면서 얼마나 이를 악물었는지


망가진 생각들은 잇몸을 드러낼 수도 없고

고백할 수도 없겠다.


아픔을 핑계로 억지로라도 평온해지려 하지만

내 안은 시끄러운 것들이 너무 많아서 기억들마저 쓸쓸히 빠져나간다.

수없이 빠져나간 과거들이 이미 주인을 모르면서

하찮은 일들까지 나를 슬픔으로 몰고 간다.


태연한 척 노래를 부를 작정이었지만

끝까지 부를 수 있는 노래는 없었다.

떠올리는 것마다 어둡다.


꽃이 살아있어야 빛도 찾아오는 거니까.

늦은 밤이 되어도 나는 돌아오지 않는다.


아침은 오긴 오는 것일까?


글. 김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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