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otopoem.휴-
꽃물이 배이다
가슴에 꽃물이 배이면 더 외로워진다는 말에
노을에 숨어있던 우리는 밖으로 기어 나왔다
붉은 잇몸을 가진 아이를 낳고 싶었다는
노을은,
희미해진 기억 속을 미친 듯 걸어가고 있었다
우리의 초상은 꽃의 떨림 같아서
초라한 파티의 끝 무렵이었고
뒤돌아서서 울고 있는 다빈치의 밤은
우리를,
비의 모습으로 조각할 일이다
앙상한 별 하나 새처럼 날아들 때
조용히 가슴을 열어 슬픔으로 맞아야겠다
마침내 고요가 가슴에 성호를 긋고
그렇게 우리가 숨을 죽이면서
시에 꽃물이 배인다
글&사진. 김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