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쪼가리소설. 휴 콩트-
상대성이론
-쪼가리소설-
이빨이 몽땅 빠지는 꿈을 꾸었다.
양치질하는데 이빨이 후드득 그냥 빠져나오는 것이었다.
얼마나 흉측하던지 자다가 이를 확인하고 또 확인했다.
도대체 이런 몹쓸 꿈은 내게 무엇을 얘기하려는 것일까?
아침 식사부터 꿈 때문에 혼란스럽다.
아. 혀를 깨물었다. 숟가락을 놓고 말았다.
"왜 입맛이 없어요?"
"아니야. 입이 까끌까끌하네."
전철에서도 생각은 꿈이었다. 이런 꿈은 첨이야. 불길한 생각까지 들었다.
그러다가 깜빡 졸았는데 두 정거장이나 지나쳤다.
투덜대며 이게 다 꿈 때문이야.
김과장은 사무실에 도착해서 휴게실에서 커피 한 잔을 하려는데 변대리가 들어온다.
"좋은 아침입니다."
"오늘 컨디션이 좋아 보이네"
"네."
변대리는 웃으며 커피를 마신다.
김과장은 농담조로 가볍게 말을 던진다.
"변대리 내 꿈 살래?"
"과장님 좋은 꿈 꾸셨어요? 살게요."
이건 상사에게 아부하는 소리로 들렸지만, 기분이 좋아진다.
"그럼 백 원만 줘!"
"네"
변대리가 주머니를 뒤지더니 백동전 하나를 꺼내준다.
"자. 이제 꿈은 변 대리 꺼야?"
"당연하지요."
김과장은 그렇게 농담 같은 진심으로 꿈을 팔아버렸다.
금요일은 그렇게 아무 일 없이 마무리되었고
김과장의 꿈땜도 무사히 끝나버린 것 같았다.
월요일, 일찍 출근한 변대리가 신이 났다.
"과장님 오늘 점심은 제가 쏘겠습니다."
그러자 직원들이 우우 난리났다.
"뭐 좋은 일 있어요?"
여직원이 묻는다.
"금요일 과장님께 꿈을 산 기념으로 복권 한 장을 쌌더니
그 복권이 3등에 당첨 되지롱."
김과장은 순간 표정을 어떻게 지어야 할지 몰랐다.
"잘됐네. 당첨금이 얼마냐가 중요하지."
"세금 떼고 이백만 원 정도 됩니다."
김과장 화장실에서 중얼거린다.
"분명 이빨 빠지는 꿈은 나쁜 꿈이라 했는데?"
그렇게 겨울이 왔다.
휴게실에서 정대리가 심란한 표정이다.
김과장이 커피를 따르면서
"표정이 왜 그래? 안 좋은 일 있어?"
"앞니 두 개가 부러지는 꿈을 꿨어요. 이거 안 좋은 꿈이라는데요."
"그럼 그 꿈 내게 팔아."
"정말요?"
김과장은 오백 원짜리 동전 하나를 정대리에게 건넨다.
정대리는 어리둥절하면서 받았고 김과장은 즐겁게 꿈을 샀다.
"분명 내가 샀다?"
그날 퇴근길에 복권 열 장을 샀다. 거금 오만 원을 투자했다.
나오다가 다시 들어가 두 장을 더 샀다.
기다리던 토요일 저녁, 복권 열두 장은 다 꽝이었다.
오천 원짜리도 하나 되지 않았다.
"내가 하면 뭐든 안돼!"
전화가 울린다.
"여보세요?"
"여보! 큰 애가 자전거 타다가 다쳤어"
-글. 김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