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에세이 경계에서-
시를 위한 혼란
갓 난 생각 하나를 입양했는데
너무 성급했다.
나는 물릴 젖도 없고
불러 줄 자장가도 없는데
초조함에서 탄생한 시는 언제나 칼 같았다.
내 서정에 예리한 상처를 남기는
내 안을 기어 다니는, 이 아이는 뭐지?
울음을 멈추지 않는 이 불안한 묘사는 뭘까?
시는 포유류가 아니야.
시는 탄생은 있지만 가계도는 없지.
젠장, 나는 뭐지?
달빛을 시기하는 개의 울부짐?
아니다.
얕은 은유로 치장한 사기꾼의 끝판이겠다.
시는 사치품이 아니니까.
오류가 난 이 아이와는 밀접한 관계일 것 같아서 미치겠다
입양을 물릴 수는 없었으니까.
젖이 말라버린 나를 담보했던
이 아이는
분명 고통스런 시인이 되겠구나.
글. 김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