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출 권고론
그때 나는 책을 끼고 살았고
타인과 타인 사이를 밥 먹듯 무단행단을 하고 다녔다
어느 날,
낯선 정체성에 치여 몸이 어두워지기 시작했다
때를 가늠할 수 없었다
그래서 몸에서 몸이 뛰쳐나와야 했던
그 가출에 대하여
누드 활보는 생의 아가미 같았다
단속반에 쫓겨 간 포장마차 여자는 며칠째 돌아오지 않았다
그 축축한 곳을 찾아온 나는
슬픔을 하나도 슬프지 않게 풀어내던 그 시간으로
내달리는 중,
나와 같이 가출할 그대는 없습니까?
글&사진. 김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