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나 많은 꽃들이 졌을까?
커피 한 잔을 마시는 동안
이런 질문에 갇혀 내가 시들어 버리면
오히려 그대가 홀가분해질까?
사모하는 것들까지 다 비어있어서
글 한 줄 못 쓰고
창백해진 오후가 미안해한다
빈 커피잔에서부터 노을이 깔리고
앙상해진 내 그림자가 새를 따라가 버리면
남은 몸이 그렁그렁하다
노을아
내 고요까지 물들여 줘
그러므로 나는 시든 꽃잎 한 장!
글&사진. 김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