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량한 슬픔
찢겨져나간 기억에서는
몰아쳐서 울어야 한다
떨어진 열매처럼 과거를 지워버리려고
노을을 가로질러 아득하게 달려가지만
외면할수록 울먹이는 기억들,
우울한 내 문장들은 뒤를 돌아보느라
더 불량해지고
불량해진 밤에는
구름 뒷편에 별들이 쪼그려 앉아
서로의 눈치를 보며
죽고 싶다는 문자만 수없이 날리고 있다
슬픔에 잠긴 이야기에서
우연히 마주치는 것조차 죄가 된다는 것을,
울어야 할 대목에서 슬픔이 모자라는
우리는,
불량한 슬픔
글&사진. 김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