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의 이유
박형
새가 제 고도를 위해 울음마저 내다버린다는
슬픔에 대하여
제게 이야기한 적 있지요
오늘따라 그 이야기가
나를 자꾸 할퀴고 있습니다
박형
흐린 기억들이
과거라는 이름으로 나를 아프게 한다는 것은
남은 내 몫을
통째로 남에게 맡긴 꼴이 되고 말겠지요
내 비상을 위해
이름과 출생까지 내다버렸지만
여전히 날개를 다친 새일 뿐입니다
박형
나는 한 줄 문장인데도
왜 이리 무거운가요?
마침내,
새가 보이지 않습니다
글&사진. 김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