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그 불감증에 대하여 2

by 김휴

시, 그 불감증에 대하여 2


새벽비는 이불 속까지 기어들어와

숨겨놓은 문장까지 적셔놓고 가버렸다


구석기시대 때 쓴 시는

돌도끼로 기억을 다듬는 일로 시작했고

죽은 짐승이 내 영혼이었다는 것으로

시가 끝장나는…


시가 가르마를 타기 시작하면서

묘사의 트렌스젠더는 꿈도 꾸지 못했다


꿈은 꿈이지

절대로 시가 되지 않는다


야위어가는 심장에서

밤늦도록 썼던 시는 아직도 일어나지 않는다


겨우 찾아온 아침이 제 목구멍에 걸려있는

문장들을 토해내느라

가슴 깊숙이 손가락을 집어넣는다


친애하는 것들까지 토해내면서

아침은 가까스로 혈색이 돌아왔지만


문장들은 다 죽었다


글&사진. 김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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