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에 갇히다 2

장마

by 김휴

비에 갇히다 2

-장마-

지하철, 오른쪽 문이 열린다


또 비가 몰려들어온다

이물질처럼 나는 반사적으로 뛰어내린다

반사적이란, 슬픔이 달려와 충동하는 짓,

숫기를 잃어버린 빈 소주병처럼 춥다

비가 웅크리고 앉아 구걸 중이다

호주머니를 뒤진다

고인 빗물 몇 개를 던져준다

빗물에 빗물이 보태질 뿐인데

고맙다는 비의 인사가 아프도록 비겁하다

나는 바삐 바닥에서 지상으로 올라가고

맨 꼭대기 계단을 올라서는 여자,

그 속으로 내가 빨려든다

그녀에게도 비구름이 꽉 들어차 있었다


글&사진. 김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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