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에 쓴 편지
박형!
술에 취한 형의 어지러운 말들을 조립하면서
사람은 복잡한 회로를 가진 시한폭탄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럼에도 내 주변이 안녕하다는 사실에 안도했습니다.
형은 취해 있고 나는 깨어있으면
이런 현실을 불균형이라 판단하겠지요.
하지만 누구도 불편해하지 않는 것으로
동전의 양면처럼 공존하는 거겠지요.
박형!
말을 가진 것들이 침묵하면
미안한 일을 저질렀다는 것이겠고
눈이 깊은 것들은
눈물로 불순해지려 하지요.
우리는 평면처럼 단순했으면 좋겠습니다.
어설프게 형을 추궁하고 있는 이 시간,
비라도 철철 내렸으면 좋겠습니다.
글&사진. 김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