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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윤철 Oct 22. 2020

비움의 아름다움

욕심

     

잠에서 깨니 몸이 찌뿌둥하다.  왜?  어제 일이 떠오른다.  화상수업한다며 의자에 앉아 두 시간 동안 기타를 만지고 나니 급 피곤.  점심 후 잠시 휴식,  미루어 두었던 아침 운동.  걱정하는 아내에게 “조금만 걷고 오겠다.” 가방도 없이 맨몸으로. 

     

둔치의 운동 기구를 보니 그냥 지나칠 수가 없다. 장갑도 없이 맨손으로 턱걸이와 팔 굽혀 펴기.  사실 턱걸이도 젊은이들처럼 철봉에서 한 것이 아니다. 평행봉을 잡고 대충대충!  평행봉도 푸시업으로 대신.  그런데 그게 무리였던 모양이다.  

   

폰을 여니 친구들의 덕담이 한가득.  “따뜻한 하루,”  “옮긴 글,”  출처 “지인이 보내온 글” 등.  세상 좋은 말은 다 모아 놓았다.  노년의 행복 비법!  욕심을 버려라!     

 

계란과 빵.  간단한 아침.  아내 일도 도울 겸 빨래를 개키며 오늘은 정말 걷기만 하겠다  지키기 힘든 다짐.      

정말 눈 딱 감고 운동기구 패스!   라떼의 말로 사색. 사실은  그냥 걸으며 생각.  요즘 아내와 즐겨 보는 프로,  사전에도 없는  말 “신박한 정리” 생각.  쓸모없는 물건들을 버리고 나니 다른 집이 되는 마법.  살림꾼 아내가 그 프로 이후 아까워 버리지 못하던 것들을 비워내기 시작했다.  나도 배워야겠다.  

   

저 멀리 장소만 다른 공트장!  가까이 가면 푸시업이라도 할 것만 같은 생각.  징검다리 건너 다른 길로.  사실 나이 몇 살 먹는다고 위인이 되는 것이 아니다.  특히 우리 세대는 가난을 숙명처럼 여기며 살아온 삶이다.  욕심 비우기?  쉬운 일이 아니다   그냥 그렇게 살겠다는 다짐 정도.     

 

길을 돌아 커피 자판기 앞으로.  근력 운동 대신 평소보다 2.000보가량 더 걸었다.  당연히 운동 시간도 길어졌다.     “나이 생각해라!”  당연한 아내의 걱정.  시간은 길지만 에너지 소모는 비슷.  근육에 무리는 오히려 적다.       정말 모든 것을 조금씩 비워내는 연습을 해야겠다.  다짐한다.       


ㅎㅎㅎ!  내일은 화상 수업이 둘!  기타와 사진!  정말 운동은 생략해야겠다.

죽음이 아니 삶이 두려워하는 체력단련 몸에 해가 되면 안 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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