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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윤철 Nov 21. 2020

코로나가 바꾸어 놓은 삶의 모습들

“who”ll  stop the rain “

  

기타 강사님의 목소리가 더욱 애절하게 들리는 것은 단순히 기분 탓만이 아니다.  노래 자체도 고음.  허스키한 강사님의 목소리가 힘겹게 느껴진다.   C.C.R의 “누가 이 비를 멈추어 줄 것인가?”  이 코로나 시국에 딱 맞는 선곡.  화면 한 구석.   “누구 출첵이란 자막.”  줌조차 가동되지 않는  비대면 기타 수업 모습이다.    

 

오늘은 불금.  요일이 의미가 없는 백수지만 일부러 바쁘게 계획을 잡아놓은 닐이다.  기타는  10시 수업 시작.   9시 반 정도 출석.  강사님 오시기 전 선배 교육생들과 손 풀기.  10시부터 수업.  나이 탓에 늘지 않는 솜씨를 탓하며 강사님 리듬에 따라 연습.   음치에 가까운 목소리라 노래는 입속으로.   휴식 시간에는 간단한 간식과 함께 커피 타임. 나보다는 젊으신 분들과 기타나 세상 이야기. 마지막엔 신나는 노래와 함께 모두에게 감사 인사.  노년의 즐거움 중의 하나였다.    

  

어느 날 갑자기 수업 폐쇄.  답답해할 때.  강사님의 연락.  수강료조차 없는 비대면 수업.  교육생도 보이지 않는 수업.   강사료 걱정까지.  모두 힘이 날 리가 없다.  고교 시절!  비틀스보다 더 좋아한 적도 있던 C.C.R이건만 어깨를 들썩일 수가 없다.   “내년에는 얼굴 보고 합시다.”  희망 담은 강사님의 목소리가 떨리는 것 같은 느낌 적인 느낌.   몇 주 전부터 연습해 온 노래.  “have you ever seen the rain” 과  “who”ll  stop the rain “   이 노래들이 이렇 게나 고음의 노래인 줄 미처 몰랐다.     


폰을 보니 사진 봉사단에서 문자가 와 있다.  “갑작스러운 변경이 죄송하단 말과 함께 간담회 장소 변경.  카페에서 강의실로.”  기타와 사진.  둘 다 간단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바쁘다 란 느낌보다 이것도란 생각.   한 해가 끝날 때의 모임은 간단한 음료라도 마시며 카페에서.  그런데 이런 작은 즐거움마저 허락되지 않는 답답한 현실이다.    

        

점심 후 강의실로.   입구부터 삼엄하다.  마스크 확인에  열을 재고 회원증 검사를 하고 사인을 받고.   드디어 입장.   마스크로 가린 얼굴들이 거리를 두고 앉아 있다.   인사조차 주먹만,   말은 거의 없다.  앞에는 투명 플라스틱 가림막.  자연스레 이루어지는 거리 두기.  새삼 코로나의 위력.  언제까지... 사진 품평과 내년의 계획 이야기.  


복지관 문을 나서니 날씨가 싸늘.  낙엽이 밟힌다.  낙엽 따라 가버린 코로나가 되길 빌어본다.     

모처럼 정말 모처럼 바쁜 일정  저녁 후 맥주 한 잔으로 KS 야구 시청.   관객들이 거리 두기를 하고 있다.   암표까지 극성이던 코리안 시리즈인데.    

   

모든 것이 힘들다.  과연 누가 이 광란의 비를 멈추어 줄 것인가.

“who”ll  stop the rai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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