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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윤철 Nov 25. 2020

이렇게라도 웃자.

코로나 극복법

                         

코로나 확진자 숫자가 늘어나고 거리두기 2단계가 발령되었다.  날씨까지  속 썩이니 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진다.   폐 질환 경험까지 있으니 미세먼지도 걱정.   일흔을 넘은 나이,   별스럽다 소리는 하지 마시라.  가족들에게 폐를 끼칠 수도 있다.  이런 타적 생각도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이것이 다가 아니다.  죽음이 두려운 것이 아니라 삶이 두려운 것이다.  이제 병원도 지긋지긋.  방콕!  지난 여행을 정리도 하고 추억도  반추해본다.  

    

자식들이 제 할 일을 하니 말이 적어진다.  “아는?  밥 묵자!  자자!” 할 말만 한다고 소문난 경상도 남자.  젊을 때도 재미없다고 아내에게 구박 꽤나 받았었다.   그래서 그러한지  나이 탓인지 단어 생각이 나지 않을 때도 있다.  자판기를 두드리다 갑자기 “젊었을 때 이것 너무 좋아한다고 욕 많이 했잖아!” “소주?”  “와! 씨!”  하나의 시트콤.     


2020년! 처음 하는 부부 동반 친구들 모임.   소백산 둘레길 걷기.  길이 먼 관계로 전 날 가서 친구 집에서 1박. 식사 후 커피 타임.   연예 쪽에는 전혀 관심이 없는 부부라  “산드라 오”를 설명하기도 힘들다.  우리나라에서는 오락 프로를 통해 많이 알려진 “다니엘 헤니” 보다 훨씬 유명한 배우다.   그 이름이 입 안에서만 맴돈다.  결국 한국계 배우 중 가장 세계적인 명배우다.로 끝.   

  



다음 날.  대구서 온 친구들과 죽계구곡 탐사.  병원 신세 후.  오르막은 힘들다.  다른 곳은 이상 무.  빨리 움직이면 숨이 차다.  나이 탓인지 직업병인지 사람 없는 산에서도 마스크 착용.  이 공기 좋은 곳에서 무슨 마스크! 핑계로 턱스크.   영주는 내 첫 직장 생활 장소.  취미 등산이 아니라 암벽,  빙벽 하며 소백산을 홈 그라운드라 여기던 산.  죽계 1곡에서 걷기조차 끝.   기분 영!      


점심 식사 때.  친구들 앞에서 경험담으로 콩트.  역시 부인들의 리액션!

“웃기려고 하는 말이 아니고 진짜 안경 쓰고 안경 찾다 아내에게 혼났다.”

“저 사람도 그랬다.”  나만 그런 게 아니다.  나? 원래 좀 허당.


역시 남자?  묵직한 친구의 한 마디!

“아버님 빨리 나오세요>”

“폰을 찾아야 되는데,  전화 좀 하게”

“아버님 지금 누구 폰입니까?”

폰을 귀에 대고 폰을 찾았다는 웃을 수만은 없는 삽화!  

   

2020년도 저물어 간다.  라떼식 표현.  달력 한 장이 외롭다.  얼마 남지 않았다.  올 모임은 없는 것으로 하라는 총리의 말씀.   마스크 속의 얼글들로 씁쓰레한 마음이나  달래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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