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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윤철 May 13. 2021

때 맞춰 뺨 때려준 영화 “낙원의 밤”

이문식의 짜장면과 전여빈의 물회


   

젊은 사람이든 늙은이든 팬데믹은 처음 경험할 것이다.  모든 사회생활의 단절.  반가운 이들과 악수는커녕 주먹 인사조차 망설여지는 상황은 마치 섬에 표류한 로빈손 크루스의 심정을  실감 나게 해주는 현실이다.  가슴속에 점점 무언가가  쌓여가는 느낌.  그것이 잘 못 터져 나오면 뉴스의 한 조각을 차지하게 된다.  우리 몸에 쌓이는 것들을 배설해 내는 기능. 이름하여 “카타르시스!”   

  

속 시원한 영화가 한편 나왔다.  모이지 않아도 볼 수 있는 영화로.  “낙원의 밤”  호불호가 갈리네,  클리세가 어떻네 말들도 많지만 딱 어울리는 유행어 하나!  “영화는 영화일 뿐 오해하지 말자.”     

분단국가이자 휴전 국가인 우리나라에서 누아르 장르의 영화가 개연성을 가지기는 정말 어렵다.  총기류와 연관이 있는 것은 바로 국가 안보와 관련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낙원의 밤 역시 판타지 액션 영화로 보는 것이 타당할 듯.   

    

이문식이 분한 박 과장이 대접하는 짜장면이 현실이라면 전여빈의 재연이 태구에게 사주는 물회는 판타지의 상징이라 하겠다. 

    

법은 도덕의 최소한이라 했다.  특히 우리나라 법은  국민들을 답답하게 하는 면이 많다.  권력의 편에서 운영되다 보니 억울한 일이 많았고 그런 것들을 고치려다 보니 법이 범법자들의 인권을 지나치게 옹호하는 듯한 느낌을 주는  것이 아닌가 생각.  따라서 개인적으로 악을 응징하는 작품들이 많다.  한 때 베스트셀러였던 김홍신 작가의 “인간시장” 드라마 “열혈 사제” 지금 방송되는 “모범택시”등등   

                      

진급을 앞두고 있는 박 과장이 박태구 하나로 사건을 덮으려는 시도는 바로 현실이 아닐까?  물론 그 사이에 부정부패가 있는 듯한 느낌 역시 당연지사.  태구는 어차피 범죄 자니까.  따라서 고구마 먹는 느낌도 당연지사.  고구마 대신의 짜장면. 

     

박태구 역은 작가나 감독이 엄태구를 염두에 두고 만든 것이 아닐까 생각할 정도로 찰떡궁합.  그 잘 들리지도 않는 저음의 탁성과도 너무나 잘 어울리는 느낌.   

  

사이다 발언이란 말을 자주 들을 수 있는 요즈음이다.  답답한 일이 많은 현실.  재연의 사격.  바로 알 수 있는 복선.  처절한 응징.  속이 시원.  개연성은 없지만 정말 사이다 같은 결말.  사이다 대신의 물회. 현실에서 그 정도의 총격이 있었다면 조폭 간의 전쟁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 혼란!  속 시원한  판타지!       

  

초기의 007 영화에서 결말 뒤에 다시 한번의 클라이맥스가 오는 영화들이 있었다.  이 영화가 바로 그런 경우.  마지막 총격전이 이영화의 하이라이트.      

 

속에 많은 것이 쌓이는 현실을 날려 주는 사이다 같은 영화!  킬링 타임용으로는 정말 어울리는 영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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