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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윤철 May 08. 2021

포스트 팬데믹?

코로나 이후의 모습들



어버이날 고향 방문을 자제해 주세요.  벌써 1년!  이젠 놀랍지도 않은 지자체의 현수막이다.    

   

1년에 한 번뿐인 어버이날.  미세먼지 조심이란 말도 무시하고 노모께 전화와 함께 용돈 송금하러 외출.  내친김에 3천여 걸음의 강변 산보 후 귀가.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는 중 계단을 내려오는 안면 있는 노인부부를 만났다.  미안한 듯 고개 숙이는 영감님 앞에 입마개 한  중형견 두 마리.  그렇게 무섭지도 않은데 두 분은 꼭 계단을 이용하신다.  다리가 짧고 몸통도 그렇게 크지 않은데.  우리 개는 안 문다는 사람들보다 훨씬 교양이 있다는 생각.    

 

동네 주민센터의 기타반이 문을 닫은 것이 작년 4월 중순이니 벌써 코로나 사태가 1년이 훌쩍 지났다.  70년의 삶 중 듣도 보도 못한 감옥 같은 생활이다.

      

며칠 전 집안 제사.  1시간 안쪽에 조카가 살지만 마음만 오라고 통보.   폐 질환 경험이 있는 일흔 노인네는 거의 신경질적으로 몸조심한다.  세상 참!  50여 년 친구의 흉사에도 참석하지 못하고 계좌이체로 부조만.  길사는 생각도 못 한다.  나이가 연세이니 모두 몸을 사린다.  우리나라의 길, 흉사는 문자 그대로 상호부조!  품앗이 성격도 강한데. 세상 참!   

  

사람은 삶이 두려워 사회를 만든다 했는데,  취미 생활의 모임도 비대면으로.  없는 재능이지만 기부라는 이름이 붙은 봉사활동 교육도 줌으로.  모든 인간관계가 다 끊어진 느낌이다.  특히 나처럼 은퇴한 사람은 사회생활이 거의 없어진 느낌!     


그놈의 코로나는 사람들끼리만 전파되는가!  미세먼지 조용할 때면 매일 나가는 운동길.  사람들에게는 손만 흔들면서 개나 고양이는 안고 먹이 챙겨주고 난리다.   사람들에게 상처 받아 반려동물을 키운다는 사연들이 넘쳐나고 이름 정도는 알고 있는   연예인 중 반려동물과 함께 하지 않는 사람이 없을 지경이다.    

   

잠깐 동안의 미국 생활 중 느낀 점.  풀숲 보이지 않는 곳에는 개똥이 없는 곳이 드물다.  적어도 이 곳에는 개똥도 약에 쓸려면 없다는 우리 속담은 의미가 없다.  우리와 다르게 극도로 개인주의가 성행하는 미국! 반려동물이란 말은 외로움의 다른 말이란 생각.    지금은 우리나라도 마찬가지.  운동하는 사람과 데이트하는 사람 제외하면 사람만 다니는 일은 거의 없는 것 같다.  

     

정말 힘들다.  자식들로 노인네 걱정한다고 외출을 거의 자제하고 있다.  밖으로 나다녀야 사람도 사귀고 결혼도 하고 할 텐데.  그 참!  그래 나만 모르고 있지 제 할 일은 다 하고 있겠지. 이 생각이 단순한 희망 사항이 아니길 빌어본다.  

   

노인들에게는 정말 힘든 시간이 지나가고 있다.  아침에 눈을 뜨면 폰부터.  멀리 있는 가족과 친지들에게 SNS로 안부부터.  코로나를 이기고 사회생활을 이어가는 방법 중에는 이것도 일조를 하지 않을까 생각!

    

머지않아 이 시련도 지나가리라 생각!  당연히 그래야겠지.  그러나 그 전의 생활로 복귀는 좀 힘들지 않을까 생각.  짧은 소견 한마디.  미국 못지않은 개인주의 사회가 되지 않을까!  반려동물 관계의 직업들이 각광받지 않을까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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