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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윤철 Jul 22. 2021

수석의  의미 찾기   <기생충 >

볼수록 의미 있는 영화

미국.  특히  LA를 다녀 보면  두 번  놀란다.   공항에서 다운타운 가는 길에  보이는 텐트들.   노숙자들의  보금자리다.   그 반대쪽!  산타모니카  해변의  품위를  드높여주는  요트 선착장.   우리나라에서  보는 고기잡이  배들의  모습과는  반대의  뜻이  담긴다.   미국  부호들의 장난감!   이것이  미국의 민낯이다.


영화 기생충은  박서준이 분한 친구가 기우(최우식)에게  산수 경석을 건네주는 것으로 시작된다.   섬세한 연출로 이름 난  봉준호 감독이 허튼 소품을 사용할 리가 없다는 생각으로 집중하면  그것은 기우의 곁을 떠나지 않으며  그 돌로 중상을 입기까지 한다.  그  산수 경석의 의미는!




가짜  신분증을  소지한 채  찾은  동익의  대 저택.   그  안주인인 연교(조여정)의  인물 묘사.   정원의  테이블 위에 잠든 모습.   기우가  와도   문광이 깨워야  겨우 눈을 뜬다.   그  문광의 동작은  고용주인 연교를  어려워한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기우와  연교의  첫 대화.  신분증은  보지도 않은  채.  "이딴  서류는 필요가 없다.  내가  가장  믿는 친구의  소개로 왔는데."    그다음에도 기우의  신분을  알아보려는 노력은 전혀  하지 않는다.     문광의  음식을 그리워하는 동익.  그리고  문광의  빈자리를 바로 충숙으로 메우는 행동.    동익도 이런 사실을 잘 알고 있다.    이 사람은  어리석은  게  아니라  다른  사람의  도움이 없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사람이다.   


그건 동익도 마찬 가지다.   모든 일을  운전사인  기택에게  의지 한다.   개연성은  모르겠으나  글로벌 기업의  총수는  운전사인  기택에게  계속 속고만  산다.   살인 현장에서도 그는 운전사만  부르다  그에게  죽임까지 당한다.  


기생충의  의미는  숙주에게  해를 끼치는 벌레  외에도  남에게  의지 해야만 살아갈 수 있는 사람이란 의미도 있다.   봉준호의  주제   진정한  기생충은 과연  누구인가!


밖으로 드러나는  기생충에   가장 가까운 인물은  근세(박명훈)이다.   "오늘도  살 게   해 주셔서  감사하다."   벽까지 찧는 그의 행동은  숙주의 피를 빠는 인물에 가장 가깝다.    아니  문광이 없으면  밥까지  먹을 수  없는 그의 모습은 영락없는 기생충이다.    기택네  가족은  비록  그것이  사기지만 그래도  일이라도 한다.


누가 봐도  두 가족이  기생충이고  동익네  가족은  숙주이다.    숨은  그림  찾기!   

동익의  상세한  직업은  나오지 않는다.   그냥 글로벌   IT 기업의 총수로만  나온다.  그럼  기업은  소비자  없이 홀로  돈을 찍어 내는 것일까?   우리 모두는  서로에게  숙주이자  기생충 노릇을 하고 있다.   그래서  모두는  기생이 아닌 공생이어야 한다.   그것이  깨어질 때  오는 것은 파멸!  


다음으로  기택이  많이  하는 말 중의  하나가 "계획"이다.   유명한 대사 "아들아  너는 계획이 다 있구나."

"걱정마라.  아빠가  다  계획이 있다."   압권은  "현실은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는다.  무계획이  계획이다."

사실  자신의  계획대로  일이  이루어진다면  동익에게  사기를 칠 일도  반지하 집에 찬 물에  대피소에서 밤을 새울 일도 있을 수가 없다.  


동익의  집에서  양주에  노래에  주정에  즐기는 것이  계획이라면  문광의  방문과  근세의  등장.  그리고  홍수!  이것은  현실이다.  홍수  때문에  동익은  여행  계획을  취소하고.   기택의  집은 물바다가  된다.   계획의  틀어짐에  동익과  기정은  목숨까지 잃는다.  


수석은  자연의  축소판이다.   계획이 아닌  물 흐르듯  흐르는  자연.   그것은  현실이다.   기우는  수석을  손에서  놓지 않는다.   그것은  자신을  옭아매는  현실이다.   근세에 의해   머리를  강타당하는  수석은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는 기우의  현실이다.   




수석을 들고  나오는 근세의  행동은  현실에  대한  극단적인  반항이다.   이 것이  현대의  일그러진 모습이  아닐까?     미국  방문 시  두  번의  조기를 보았다.  우리나라에서는  현충일에나  걸리는 그  조기.   한  번은 라스베이거스  총기 난사 사건.   다른  한  번은  산타크라리타  고교생  총기  사건.   근세에게  총이  주어졌다면  상상도  하기 싫다.    우리나라는 파괴  대신  자학을  택하는 것이  아닐까.   입에도  담기  싫은  말.

극단적  선택.


요트와  텐트.   우리  기억에  생생한 1992년  LA 흑인 폭동.  당시  한인촌이  많은  피해를 입었다.   따라서 우리 기억 속에 아직도 남아 있다.   흑백 분규로  시작된  폭동이  느닷없이  한인촌 약탈로 변질된 것이다.  같은  도시에  너무나  대조되는 삶의 모습들.  공생이  깨어질  때는  파멸이 온다.


미국의  한  매체가  아카데미상  수상작  중  "기생충"을  가장  앞자리에 놓았다는 기사를 읽었다.   감독조차  수상을  포기한 듯한 말.  "아카데미상"은  미국의  로칼 영화제다.   미국인들이  영어로  자막을 읽어야 하는 영화가  이렇게  우수성을  인정받는다는 것은  봉 감독의  현실  묘사가  미국인들의  마음도  움직인 것이다.   다  같이  상생을  생각할  때가  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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