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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윤철 Dec 31. 2021

새 달력을 보며

송구영신

벽에 새로 걸린 달력! 임인년이란 한자가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다. 얼핏 드는 생각 역시 송구영신이란 한자말. 나는 어쩔 수 없는 라떼!


Tv도 pc방도 없던 그 시절. 그 당시 우리의 놀이는 자연과의 씨름 아니면 만화방이었다. 기억나는 만화 중 하나. 


복수를 위해 무술을 연마해야 했던 주인공이 택한 방법. 마당에 나무를 심어 놓고 매일 그것을 뛰어넘는 수련법. 나무는 자라고 주인공의 실력도 자라고. 


중국 무협 소설이 나오기 훨씬 전의 이야기. 중국 무협식으로 말하면 경공술의 대가가 된다는 말.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만들어진 경공술의 대가.


대학 시절. 등산에 맛 들일 무렵.  시나브로란 버너가 나왔다.  당연히 외국어로 인식.  알고 보면 우리 고유어!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조금씩." 사라져 가는 아름다운 우리 고유어 살리기라 마음 들뜨던 것은 그 버너를 손에 넣고 난 뒤의 감격이었다. 


날씨는 시나브로 추워지고 시간 역시. 그렇게 세월이 흘러 새 달력 앞에서 늙은이의 감상 적기 중!


지금은 차를 폐기 처분했다. 하루에도 몇 번씩 나는 교통사고.  그중 노인네가 사고 내면 붙는 타이틀.

고령 운전자 사고! 급발진 사고조차 고령 운전자 타령. 십 수년간 정들었던 경유차 폐차! 시원 섭섭. 아니 많이 불편하다. 


그 차 사기 전의 경험. suv차가 갖고 싶어 중고차 시장으로.  가격이 예상보다 낮다. 

"십만 키로밖에 안 탔는데요!"

"일 안 한다고 사람 안 늙습니까? 연식이 말합니다."

그 차 5년 더 탔다.

떠나보내는 경신년! 모든 사람들이 처음 해보는 경험이었을 것이다. 나 역시 상투적 표현.  70 평생 처음 겪는 일.  imf의 경험은 새발의 피란 느낌. 우리 민족의 특성이란 경조사까지 챙기지 못하고, 고향 방문조차 허가가 필요한 한 해였다.  아무것도 할 수 없이 연식만 낡아 가던 한해. 아듀! 지긋지긋했던 경신년!


아무것도 한 일 없이 보낸 한 해? 브런치의 결산서가 도착. 올해 다작 작가 중의 1인이란다. 다작! 많이 썼다. 단 좋은 글은 아니란 말씀. 얕은 내공에 많이 써 재꼈으니 옳은 것은 없다.  인정! 또 인정! 

임인년에도 역시 무언가 끄적이고 있겠지. 보다 나은 표현을 꿈꾸며.


어제의 태양이 지구를 돌아 다시 떠오르는 아침 해.  지동설이네 어쩌네 과학은 너무 무미건조하단 느낌.

올해의 태양과는 다른 임인년의 태양을 기대해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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