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와 함께
몸이 끈적거리니 집을 향해 빠른 걸음. 미혼으로 보이는 여자분이 유모차를 끌고 있다. 안에는 작고 귀여운 강아지 한 마리. 요즘 부쩍 많이 듣는 말. 반려동물! 나는 애완 동물이란 말이 더 가깝게 느껴진다.
미국 생활에서 느낀 점. 동물 백화점들이 참 많았다. 거리를 혼자 다니는 사람들은 대부분이 개 산책 시키는 사람들. 창밖을 우두커니 내다 보는 고양이에 놀란 적도 한 두 번이 아니다. 아파트에서 고양이는 낯 선 풍경.
벌써 9월!
치과에 다녀온 후 일주일 째 근력운동을 못 하고 있다. 오늘도 역시 걷기 운동만. 찌뿌듯한 몸에 날씨마저 선덕 하다. 긴 옷으로 환복 후 집 밖으로. 마스크 준비는 하지 않았다. 체육관이 아닌 탄천으로 가니까. 상쾌하다고는 할 수 없는 기분. 아파트 끝 화단에 붉은색의 고추.
아파트 화단의 꽃들 사이로 어느 분이 고추를 심어 놓으셨다. 멋을 이해하는 분이 신 듯. 푸를 때는 몰랐으나 붉은색으로 익으니 확실히 눈에 들어온다. 벌써 9월! 고추가 익고 있다. 가을이 익고 있다. 갑자기 시간 흐르는 소리가 멋으로 다가온다. 확실한 기분 전환.
평행봉이 떠내려간 자리에서 몸 풀기 운동. 눈에 익은 백발 어르신이 쓰레기를 치우고 계신다. 운동 나오실 때마다 항상 청소를 하시는 분이시다. 만신창이가 된 탄천의 모습에 답답했던 마음이 싹 가신다. 세상은 살만한 곳이란 느낌.
1시간 여의 걷기 운동. 반환점 부근의 다리에 현수막이 힘겹다.
"물난리에 의한 방범등 파괴로 감전 위험이 있으니 야간 산책을 자제해 주세요."
그래도 홍수 피해 복구는 막바지에 이르렀다는 생각.
근력 운동을 생략한 관계로 평소보다 빡세게 걷기 운동. 오늘은 토요일. 평일보다 아침 운동하는 분들이 많다. 당연히 자전거 도로도 붐빈다. 앞 쪽에 신나게 달려오는 자전거. 나야 급 할 것 없는 백수. 당연한 것처럼 순서 양보. 길을 건너려니 들리는 젊은 여자분의 소리.
"감사합니다." 돌아보며 고개까지 까딱!
지나갈 수도 있는 시간이지만 기다려준 내게 건네는 인사다. 보행자들이 대부분 약자인 우리나라의 교통 현실에서 내가 오히려 더 고맙다. 코로나로 인한 우울함을 싹 없애 주는 토요일 아침이었다.
미국으로 돌아간 손주들의 사진이 가족 밴드에 올라왔다. 핼러윈 축제 사진이다. 화상으로나마 몇 번 만났지만 손주들은 볼 때마다 반갑다. 함께 한 3년 전 핼러윈 축제의 기억이 새록새록!
축제 기간을 맞아 가족 여행 중이란 설명. 미국은 역시 어린이 중심이다. 아직 핼로윈 데이는 아니지만 벌써 어린이 축제는 시작이다. 아빠 휴가 맞춤의 호텔 축제. 사탕 얻으러 다니는 어린이들의 얼굴에 마스크가 없다. 우리나라는 아직 마스크가 애매하다. 실내에서는 마스크 착용. 실외는 자유. 그런데 실외의 구분이 좀 애매하다. 특히 폐활량이 적은 나는 마스크에 민감! 미국은 이미 마스크는 완전 자유인 모양이다. 미국 야구장의 관객들은 마스크가 없다. 위드 코로나! 우리나라도 곧 그렇게 되리라 생각하며 내일도 외출 시에는 마스크 통 앞에서 멈칫거리겠지.
오늘도 마스크와 함께 운동. 저녁 휴식 시간에 켠 TV 화면에는 관중들이 꽉 들어찬 야구장에서 한 해를 결산하는 가을 야구가 열리고 있다. 마스크는 역시 제 각각. 마스크 착용한 사람, 손 에든 사람, 아예 마스크가 안 보이는 사람까지!
아! 2022년 가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