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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윤철 Jan 06. 2023

윌 로저스 주립공원과 로컬 파머스 마켓

미국의 하이킹 문화

피곤을 이기기 위해서는 휴식을 해야 하지만 가벼운 운동도 그 한 방법이 된다. 시차 적응을 위해 오늘은 간단한 트레킹. 1930년대의 유명 배우였다는  윌 로저스를 기린다는 캘리포니아 주립공원.  이름하여 윌 로저스 파크. 산타모니카 도심에서 출발하면 캐나다까지 이어진다는 1번 도로를 따라 말리부 비치 쪽으로 20분 정도 가다 보면 입구가 나온다.   공원 정문 쪽으로 가면 12불의 주차료가 있다 하여 선셋 대로를 바라보는 길을 택했다. 미국은 법이 매우 엄하다.   차가 없다고 신호등 무시하면 우리 돈 40만 원 정도의  벌금 쪽지가 집으로 날아온단다.  약간은 답답하지만 미국의 이런 점은 본받아야 한다는 생각.   안내 지도를 보니 봉우리 몇 개를 거쳐 제자리로 돌아오는 코스인데 최고봉이 775피트로 되어있다. 계산해보니 약 230미터 정도 된다. 바닷가 산의 해발 230미터라면 만만히 볼 게 아니다. 신발 끈 다시 한번 점검. 오늘은 휴일도 아닌데 등산객들이 꽤나 많다. 한눈에 드러나는 우리나라 산과의 차이.  자유다!    



입은 사람 벗은 사람 정말 각가지 복장이다. 등산복으로 통일된 우리의 산과는 정말 다르다. 옳고 그름을 떠나 체면을 중시하는 우리와 자신을 존중하는 미국의 문화적 차이리라.  단 나처럼 주위 신경 쓰지 않는 사람에게는 다름을 인정 않는 우리의 통일된 문화가 조금 불편할 뿐이다.  우리나라의 등산복은 지나치게 비싸다는 느낌.  그런데 편한 복장으로 다니면 약간은 소외당한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열대 기후이지만 이곳도 2월의 아침은 제법 쌀쌀하다. 겉옷을 입고 출발. 산을 오르니 제법 덥다. 겉옷은 허리로. 아내는 더위를 참는다. 사진을 보니 아내는 겨울, 나는 여름이다. 그런데 백인들은 정말 옷 벗기를 좋아한다. 남자들은  윗옷 입은 사람을 찾기 힘들다.


미국의 특징 중 하나, 만나기만 하면 웃는 얼굴로 “하이”다. 무뚝뚝한 것보다 기분은 좋다.  정상에 오르니 왼쪽으로 말리부 주택가가 보인다.  듣기로는 비버리힐즈에 버금가는 미국에서도 알아주는 부자 동네란다.  중세의 성 같은 느낌을 주는 대저택이다.  미국의 부자들은 언덕 위에 산다.  열대 사막 기후 탓인지, 사생활을 중시하는 국민성 탓인지는 모르겠으나 언덕이란 뜻의 힐이 붙으면 부자 동네라 생각하면 된다.   대표적인 것이 비버리힐즈.  그런데 대주택 주위에 나무로 된 전신주가 보인다.   이 부촌에 웬 전봇대?  미국은 전신주가 거의 다 지상에 있다.   이유는 모르겠다.   우리나라는 지하로 들어간 지 오랜 대.   대저택을 부러워하는 사이, 반대편 LA다운타운이 안갯속에 잠겨있다.  고층 건물이 많은 우리나라와 달리 땅이 넓은 미국은 상가 건물이 대부분인 다운타운에만 고층 빌딩들이 보인다.  아내가 말리부의 저택이 부러운 듯 “우리나라 산에 저런 건물이 서면 다 러브호텔이란” 우스갯소리를 한다.   



미국 등산 시 조심할 것! 이정표에 마일을 사용한다는 것이다. 높이는 피트, 거리는 마일이다. MI로 표시되는 데 미터도 m이니 착각하기 쉽다. 사실은 키로 미터니 k로 표시되지만 사람은 선입견이 있다.  3시간 정도의 이 정도 등반은 관계없지만 장거리 등반이라도 할 때는 낭패 보기 딱 좋겠다는 생각.


선셋 대로 1,8마일


사막 기후를 인중 선인장

 3시간여의 산행 끝에 시내로 돌아오니 관광명소라는 산타모니카의 도로를 막고 지역 농산물 장터를 열고 있다. 우리나라의 인도 한 모퉁이 그리고 할머니들이 앉아서 파는 그런 장터가 아니고  차도를 막아 놓은 대형 장터다. LA에는 글러브 몰과 붙어 있는 파머스 마켓이란 전통 시장이 있다. 현대적인 몰과 전통 시장이 함께 하는 미국의 농업 정책이 부럽다. 고유명사인 파머스 마켓은 세 번이나 다녀왔다. 그 이야기는 다음으로.  그 넓은 땅덩이도 모자라 유전자 변형까지 하는 인간의 끝없는 욕심에 식량 무기화!  섬찟하다.    미국의 농업정책이 부럽다 못해 질투까지 난다.

농산물 장터. 여름과 겨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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