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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윤철 Jan 07. 2023

LA카운티 드라이브와 한인촌

미국 마트 쇼핑

점심 후 아내가 열심히 무엇인가 만들다 혼잣말처럼 한 마디.

"딱풀 있었으면 좋겠다."

"딱풀?" "어데 가노?" "딱풀 사러." "미쳤나!" "걱정 마라."

수첩에 적어 놓은 주소 한 장 들고 혼자 숙소 근처 마트로. 딱풀이 워낙 작아 찾기 힘들다. 들이대 보자.

허당인 나도 이럴 때를 대비해 단어를 찾아 놓았다. "그루 스틱"

쭈뼛쭈뼛 점원에게 다가가 "웨어스 그루...? 한눈에도 외국인! 손가락 셋을 펴며 “트리 레인... ”  뒷 말은 들을 이유도 능력도 없다.  숫자만 알면 된다.  미국은 자본주의의 종주국이다.  나는 그곳에 달을 디딘 것이며 나는 그들의 고객이다.  내 말을 못 알아들으면 그들만 손해다. 풀을 찾으니 나머지는 일사천리. 필요한 것들을 들고 계산대에 서면 끝. 지금은 우리나라 카드까지 사용할 수 있다. 2014년 이때도 카드 사용이 가능했는지는 모르겠다. 친절에 대한 오해인지는 모르겠지만 영어 울렁증은 조금씩 없어져간다.  푸짐하게 장을 보아 오니 아내왈 "미국 살아도 되겠다."


미국은 초행자들도 길 찾기가 쉽다. 도로명만 알면 된다.  우리나라에서 시도하는 도로명 주소가 미국이 사용하는 것을 본뜬 것이 아닌가 추측.   넓은 땅에다 생긴 지 얼마 되지 않은 계획도시의 도로명 주소가 우리의 꼬불꼬불한  골목길 많은 도시에 적용될지는 미지수지만 어쨌든 나 같은 외국인이 길 잃어버릴 염려는 별로다. 



저녁은 아내의 입맛에 따라 인도식 카레. 역시나 식사 도중 서빙하는 친구들이 주위를 맴돌며 한 마디씩 한다. 이젠 그들의 말이 제법 들린다. 거의 같은 말이다. "테이 팅 굿?"  "에브리싱 오케이?"  이건 눈치 주는 게 아닌 서비스다.  왜?  친절해서? 고객이 왕이어서? 내 생각은 팁의 힘이 반은 넘어리라 생각한다.  우리글의 위대성에 감탄! 한글이 왜 과학적인 것일까? 우리 것이라서? 아니다. 한글의 발음은 오직 하나다. 영어는 a만 해도 발음이 몇이냐? 거기에다 영어의 어떤 발음도 한글은 모두 적을 수 있다. 

세종대왕님! 폐하 성은이 망극...! 


우리의 카레와는 조금 다른 인도식 카레 식당.


식사 후  LA카운티 드라이브!

산타모니카에서 윌셔가를 따라 센트리 시티, 비버리힐즈, 할리우드, LA 다운타운을 거쳐 고속도로로 코리아타운에서 소주 한 잔 하고 산타모니카 숙소로.     



밖으로 나오니 눈만 호사스럽다. 주차할 곳이 없으니, 억지 아이쇼핑. 비버리힐즈가 가까워질수록 점점 화려해진다. 엄격히 말하면 비버리힐즈 앞을 지나는 윌셔가 도로다. 명품과 차들의 서열이 매겨지는 곳. 당연히 비버리힐스에서 가까울수록 고급사양이다. 언덕 위에 있는 고급 주택가는 밑에서 보면 주택이라 보기 힘들다. 군부대의 막사 같은 느낌. 비버리 힐스는 아니 정확히는 윌셔가 정말 그들의 밤은 낮보다 화려하다.   눈 호강하며 할리우드를 지나치니 LA 다운타운.  고층빌딩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함께 가는 딸의 말. “아빠는 여기가 더 도시 같지?” 나도 비버리힐즈는 안다. 다운타운이 끝나는 지점에 노숙자들이 보인다. 웬 노숙자?   미국의 두 얼굴!  비버리힐즈와 노숙자. 마틴 루터 킹 목사님의 말씀이 되새겨진다.    



          센트리 시티 차 매장에 진열된 전기차. 엔진이 없다.  8000만 원에 출시될 예정이라는 대 별로 욕심은           나지 않는다. 나? 원래 차에 별 관심 없다.     



한글 간판이 보이기 시작한다. 이름하여 코리아 타운. 슈퍼에 들리니 우리나라보다 더 한국적이다. 번데기 통조림에 건강식이라며 도토리묵까지 있다. 우리나라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는 드라마 힐러가 dvd로 나와 있다.  우국(牛國) 식당에서 참이슬 한 잔. 한우는 아니지만 무한 리필이다. 이모! 마늘. 언니 상추! 여긴 한국이다. 미국이 아니다. 한식 중 미국에 가장 많이 알려졌다는 코리아 BBQ.  젓가락을 잡은 외국인의 손이 어색하지 않다. 라스베이거스 구경 후, 코리아  며칠 묵을 예정.    


우국 식당. 낡은 건물이 한인촌의 역사를 말해준다.


미국에서 가장 싼 것이 소고기다. 거하게 참이슬 파티.  미국 서부의 고속도로는 우리와 다르다. 톨 게이트를 통과하고 휴게소에서 커피 한 잔.  이게 아니다.  하이웨이인 동시에 프리웨이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고속도로를 거쳐온 것이다.   뉴욕과 워싱턴만 가 보았지만  동부는 톨게이트와 휴게소가 있고 버스 하이패스와 같은 EZ패스도 있다. 우리와 거의 같다고 보면 된다. 버스 전용 차선도 있다.  


다음은 라스베이거스다.  말로만 듣던 곳.  내 취향과는  어울리지 않지만  자본주의의 꽃이라는 “라스베이거스!”   설레는 마음으로 노트북을 두드린다.

  

                  

윌셔가의 낮 모습. 롤스로이스라나 뭐라나 차 앞에서.  뒤에 스타 집 투어 버스. 스타도 아니 비러리힐스의 유명 배우 집을 보러 간단다. 돈 버는 법도 참. 역시 미국이다.  윌셔가는 낮 보다는 밤에 가보는 것이 더 낫다는 내 개인저인 생각! 밤 사진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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