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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윤철 Jan 10. 2023

트럼프 호텔과 레드락 캐년

아내가 깰세라 조심조심 커피를 내리는데,  몇 시고?   잠자리가 바뀌어 잠이 깊이 들지 않았단다.  간단한 차림으로 호텔 헬스장으로.  그 옆은 수영장.  수영은 준비가 필요하니 간단히 헬스만.  근육량이 부족하면 면역력이 약화된다는 말에  근감소증을 앓은 나는 우리나라에서도 시간만 나면 근력 운동 중. 우리나라 체육관과 별 차이가 없다.      


트럼프 호텔의 체육관.  들뜬 마음에 너무 일찍 나왔다. 썰렁!


힘 좀 쓰고 나니 아내가 내려왔다. 사진 몇 장 찍고  호텔 로비로.  우리가 묵는 이  호텔이 트럼프 호텔이다. 이곳의 특징은  카지노가 없고, 호텔 안에 재떨이도 없다. 가격도 다른 호텔보다 저렴.  모두가 망할 거란 예상.  늦게 세운 호텔이 더 고급스럽지 않으면 손님이 오지 않는다는 논리.  트럼프 뚝심으로 개장.  결과는 대 성공.  우리 같은 가족 손님을 예상하지 않은 것이다.  돈 냄새는 귀신같이 맡는다는 딸의 말.  대통령 취임 소식과 함께 여행기를 정리하며  부랴부랴 사진을 찾았다.  대통되리란 예상을 전혀 못 해 사진이 없다.  가까스로 찾은 사진이 트럼프 스토아란  가게 간판.  그나마 간판이 너무 작아 자르기로 간판 확대해서 대문에. 나는 친미주의자도 사대주의자도 아니지만 대통령 호텔에 묵었다면 좋은 추억 거리가 될 수도 있지 않겠는가.  트럼프가 다시 미국 대권에 도전한다는 얘기도 들린다. 내 개인적인 경험이나 생각은 사업가는 정치를 않는 것이 좋겠다.



라스베이거스 관광은 잠시 아껴두고 오늘은 레드락캐년을 간다.   젊어 한 때 산사나이 흉내를 내었던  나는 땡큐 베리 마치다


미화 2 달러를 주니 차가 대령된다.   라스베이거스 한식을  맛보자는 의견에 유일의 한식집으로.

이름하여 이조 곰탕! 내 입에는 맞지 않는다. 딸의 말.  한식집이 하나뿐이어서 그렇단다.  독과점의 페헤. 한인 타운에 가면  정말 좋은 집으로 안내하겠다는 약속을 믿고 차로 40여분 걸리는 레드락캐년으로.  이곳 서부 지역은 사막지대다.  어디를 가도 황무지다.  이 황무지에 건설된 라스베이거스가 정말 대단하게 느껴진다. 미국인들은 장소와 시간을 가리지 않고 운동을 한다.  레드락 파크 그 황무지에서도 MTB를 한다.  겨울이지만 햇살은 따갑고 을씨년스럽기까지 하다.  만약 몸에 이상이라도 생기면... 정말 익스트림 스포츠 수준이다.  서양인들은 젊어서는 멋있다.   그러나 나이가 들면...  그래서 운동을 하는 모양이다.    많이 먹고 마시고,  운동하고.   미국에서 가장 많이 보이는 게 은행, 칼리지, 체육관이다.   


          


이곳은 네바다주. 네바다 주립 공원이다.


사실은 미국에서 가장 가보고 싶었던 곳이 요세미티 국립공원이었다. 겁 없이 산에 미쳐있던 이삼십 대의 꿈이었던 곳.  요세미티!  대신 늙고 시든 육체로 레드락캐년으로 왔다.  그 크고 웅장한 붉은 바위 협곡을 마음껏 원 없이 뛰어놀았다.   정말 이유는 모르겠으나 온 산이 붉은색이다.  인터넷을 뒤지니 광물을 포함하고 있다는데 별 관심이 무.


생각지도 못한 일 하나. 야영하러 저녁에 들어오는 승합차 안에 헬멧,  자일이 보인다. 짧은 영어.  “아 유 락 크라이머?”  “예스!”  엄지손가락 세우며  “굿!”  “땡큐!”  물어볼 말이 많은 데 물어볼 수가 없다.  짧은 영어 한탄. 이곳은  산 전체가 한 눈에도 자일을 달 수 없는 소위  퍼석 바위다.  이런 곳에 볼트와 하켄을 박으면 그게 견딜 수 있을까?  영어가 안 되니 의문만 품은 채 다시 라스베이거스로!

 


저녁은 라스베이거스의 횟집에서 먹기로. 미국에서 회는 일본어인 스시로 통용된다. 단 한국계가 많은 곳은 우리말 회로 불린다.  내가 가본 스시 아닌 횟집. 한인촌, 샌프란시스코, 레돈도 비치. 샌프란시스코는 실리콘밸리가 있는 미국의 핵심 도시 중의 하나다. 우리 힘이 많이 강해졌다는 느낌. 샌프란에는 평화의 소녀상도 일본계의 방해를 무릅쓰고 세워졌다. 미국은 철저히 힘의 논리가 지배하는 곳이다. 재미 동포들에게도 신경을 많이 쓰야겠다는 생각.  물론 우리 외손주들도 잘 키워야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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