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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윤철 Jan 16. 2023

그랜드캐년을 향하여

후버댐

 아침부터 바쁘다.   미국의 크기를 생각하면 서두는 게 당연하다.  라스베이거스도 안녕이다.   오늘의 목적지는 그랜드 캐년.   라스베이거스와 그랜드캐년, 너무나 다른 곳이다. "비교 체험 극과 극!" 네바다주 사막 위에 세운 인공섬과 웅장한 자연의 모습. 인공과 자연! 산골 살이에 지친 아내의 말.

"눈만 뜨면 보이는 게 산이었는데 또 산 보러 가나?"  라스베이거스가 아내의 꿈이었다면 산사나이 흉내 내던 나.  요세미티 대신 가는 그랜드캐년은 내 버킷리스트!


중간 기착지인 후버 댐 들리기.  주차를 하며 귀중품은 아니지만 여권이 들어있는 가방부터 챙긴다.   으슥한 곳 주차 시마다 듣는 소리.  미국의 노숙자들은 마약 중독자들이 많단다,  그만큼 살벌 하단 이야기.   덕분에 요즘  CSI란 미드 실감 나게 감상 중!  여권만 단단히 챙기면 된다.  관광 코스를 오르니 가슴이 탁 트인다.  

크다!   중국의 만리장성과는 또 다른 감동이다.    이건 높이에서 오금이 저리다.  인간의 한계는 어디까지일까?   지구 멸망 시 가장 나중까지 남는다는 대륙 특유의 우스개까지 있단다.


네바다주와 애리조나주의 경계에 위치한 후버댐. 이것 때문에 사막 한가운데 라스베이거스가 생길 수 있었단다. 미국의 대공황 당시 뉴딜 정책에 의해 건설된 댐. 후버 대통령을 기리기 위해 이름 지어졌다지만 대공황 당시의 최고 책임자.   김영삼 전 대통령 생각이 나는 것은 왜일까?

자세한 것은 모르지만 LA의 스프링클러에서 나오는 물도 여기서 가는 것이란 내 생각.


우리 세대의 학창 시절.   히피 문화가 확산되던 시기가 있었다.  "리처드 바크  갈매기의 꿈"  "생 텍쥐페리의 어린 왕자와 야간 비행"등!  그 시절 CCR이란 가수의 위력도 대단했다.  그들의 노래 중 하나! "누가 이 비를 멈추어 줄 것인가?"의 한 구절에 이 이야기가 나온다.    "경제 개발 5개년 플랜에 의한 뉴딜 정책,  그 우화 속에 솟아오른 탑! 그것들은 황금 사슬에 묶여있다."   지금의   소득 불균형에 대한 경계라 할 수 있겠다.  근 반세기 전의 노래다.  세월 참!


댐을 건설하는 노동자들을 기리는 동상


그 높이 때문이겠지만 영화에서 많이 본 곳이다.  트랜스포머 1에서 로봇들이 싸우던 곳, 트루 라이즈에서 아널드 슈워제너거가 아내 유혹하는 사기꾼 위협하던 곳이다.  화면상에서 보는 것보단 몇 배나 웅장하다.   영화의 감흥을 뒤로 다시 그랜드 캐년으로.



차는 하염없이 달린다. 선인장류의 작은 식물밖에 보이지 않는 황폐한 길이 끝도 없이 이어진다.  시내에서는 보이지 않던 화물차도 보이고 독일차와 도요다,  혼다 그 사이에 현대와 기아차도 가뭄에 콩 나듯이 보인다.  FTA협약을 이야기할 때마다 빠지지 않는 말,  자동차!   그런데 그 열매는 일본이 다 따먹는 것 같다.   도요다와 혼다!   일제차가 가장 많다.   미국은 고급 차종을 선호할 수밖에 없겠다.    이런 곳에서 고장이라도 난다면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한국아 힘을 내자!   중간 자그마한 도시에서 식사 겸 주유.   미군의 모습도 보이고 지나치는 관광객을 제외하면 약간은 피로해 보이는 주민의 모습들.   이것이 미국의 참모습이 아닐까!   

  


우리 어릴 때 들었던 노래가 있다. “카보이 애리조나 카보이 광야를 달려가는 애리조나 카보이....” 지금 달리는 이곳이 애리조나 주다.   카우보이는커녕 목장도 보이지도 않는다. 100 마일로 차를 고정시키고 달려도 많은 차들이 앞으로 달려 나간다.   100마일이면 160km다.  미국 참 크다.  황무지, 사막, 차로 달려도 지겨운 이곳을 개척시대의 미국인들은 말로 달렸다.   참 대단한 사람들이란 생각.    바이킹 해적의 후손들이라 그런가?   목장이란 말도 붙이기 어려울 정도의 검은 소 몇 마리와 말들도 보이고 침엽수들도 나타나는 것이 목적지가 가까워지는 모양이다.  


자세해 보면 댐 위에서 뽀뽀하는 커플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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