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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윤철 Feb 07. 2023

미국에서 석 달간 살아보기

돌 갓 지난 외손녀와 함께

세월 참 빠르다! 나이가 드니 세월무상이란 말이 뼈저리게 가슴에 와닿는다. 2년 전 미국 여행 시 전화통화만 한 졸업생과의 대화! “이제 가네. 다시 올 지는 모르지만 다음에 올 때는 얼굴이나 한 번 보세.” “ 말씀은 그렇게 하시지만 다 다시 옵니다. 그땐 동부도 꼭 들리세요.” 어저께 같은 데 벌써 2년이란 시간이 지났다. 싸이월드로 밴드로 20여 년 동안 연락을 이어오는 가까운 사이다. 얼굴 한 번 보려다. 버스로 오면 일주일은 걸리고, 미국의 동부와 서부는 세 시간의 시차가 난다는 말로 미국의 크기를 짐작하게 해 준 친구다. 그새 2년! 세월 참!


집 나오면 고생! 내게 미국은 두려움으로 기억되는 곳이다. 미국 첫 여행 시, 무작위 검열에 당첨. 아내를 10분여 더 기다리게 하고 딸네 주소 번지 하나 빼먹어 항공사 직원 도움 받던 일. 탑승은 별 탈 없었지만 손녀 얼굴 보기까지가 걱정이다.  45년 전 군시절만큼 안 가는 시간을 견디니 LA착륙 안내 방송. 창문을 여니 태평양과 LA공항이 2년 전의 추억을 떠오르게 한다. 사진을 찍고 열손가락의 지문을 등록하고 초조함과 지루함의 시간을 지나 마지막 관문, 알아듣지도 못하는 영어에 아내가 “없어요.”우리말로 대답을 하니 통과시켜 준다. 귀에 온 약간의 노화 현상을 이해하는 아내가 “백 인 푸드?”란 말에 한 대답이란다. 한국 사람이 많이 오니 우리말로도 통과가 된다니 “엑스선에 이 잡듯이 뒤지는 검사 뒤니 그냥 통과 의례 같다는 아내의 대답. 그만큼 힘들었다는 이야기 끝에 딸내외와 상봉! 안도의 한숨이 푹!


 이것이 미국의 아파트다.  아파트는 고층이란 선입관이 있는 내 눈에는 그냥 2층 집 같은 느낌. 주로 서민들이 산다. 중산층은 하우스라 부르는 단독 주택. 우리나라와는 조금 다르다. 신혼인 딸네도 하우스로의 이사를 빌어본다.  아파트  가정마다 2대의 주차 공간이 주어지는데 세 대 이상은 이렇게 길 가에 주차. 미국에서는 차가 신발이라는 말이 실감 난다.


짐을 내려놓기 무섭게 내가 석 달간 살아 볼 주변 답사. 이곳은 아파트촌. 우리나라와 너무 다른 아파트 모습에 놀라며 산책 코스만 대충 외우고 집에 와서 초인종을 누르니 딸애가 걱정 많이 했다며 어떻게 들어왔는지를 궁금해한다.  미국 아파트에는 경비원이 없다. 대신 열쇠가 없으면 문을 열 수가 없다. 오래된 재건축 대상인 아파트다. 우리나라 아파트는 비밀번호가 열쇠를 대신한다.  나중에 알아보니 곳곳에 설치된 cctv가 사람의 역할을 대신한단다. 늙은이인 나의 생각! 기계보단 사람이다. 차가 오니 문이 열리고 열쇠 없는 나는 그 사이에 입장. 아파트 단지는 나는 몰랐지만 누가 들어가고 문이 채 닫히지 전에 내가 들어올 수 있었다. 조금도 힘 들이지 않고 입장! 운수대통! 앞으로의 석 달에 행운이 함께 할 것 같은 예감!

미국의 아파트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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