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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윤철 Mar 09. 2023

Grown-ups like numbers

생텍쥐페리의 예언

두껍고 무거운 패딩을 벗어던진 3월. SNS에 친구의 글이 올라왔다. 유명한 어린 왕자의 명대사 중 하나!

"어른들은 숫자를 참 좋아한다."

지금 나는 복지관  문화 나눔터의 컴 앞에 앉아 있다. 이곳도 예외 없이 숫자 투성이다. 책들은 십진분류법.

컴퓨터는 0과 1의 2진법. 나도 오늘 숫자의 억압 하나로부터 겨우 자유스러워질 수 있었다.


팬데믹 이후 겨우 문을 연 복지관은 많은 것이 달라져 있었다. 피부에 와닿는 것 하나. 자판기 커피의 가격이 200원에서 100원 인상. 노인들에게 커피는 대화의 매개체다. 3분기로 나누던 1년이 4분기로. 나는 5월 초에 장거리 여행이 예정되어 있다. 4분기로 되니 4월이 걱정이다. 수강료를 납부하고 두 달치를 환불받으면 된다. 그런데 반 이상을 환불하면 다음번 수강 신청 자격이 없어진다. 나는 하루를 거의 복지관에서 시작한다.

여행 후도 걱정이다. 두 달치 포기하면 된다. 여기서부터 골치가 아프다. 나는 임금이 없는 현직 은퇴자다. 그렇다고 쓰임새가 확 준 것도 아니다. 

"월급 말고는 다 오른다. 소주 한 병이 육천 원....." 

결국 체력 단력실 4월 신청은 포기. 공트장이란 말도 있다. 평행봉은 지난 물난리에 없어지고 철봉과 소싯적 즐기던 고무 밴드 당기기나 해야겠다. 속이 시원! 나 매우 소심한 성격.


21세기는 모든 것이 숫자다. 건강마저도 숫자 놀음이다. 체력 단련! 오늘은 컨디션이 좋으니 30kg 3세트, 70kg 3세트...  나는 오늘 오후에 듣는 강좌가 하나 있다. 나이가 있으니 체력 비축. 2세트씩만.

병원에서도 가장 먼저 하는 것이 혈압재기와 키와 몸무게 측정. 


우리나라 대통령께서 미국을 방문하신단다. 미국 신문의 기사 제목.  "수 조원 투자."  


생텍쥐페리가 환생하신다면 무슨 말을 하실까!

"21세기 어른들은 숫자의 노예로 살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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