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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윤철 Nov 22. 2023

겨울나무

일흔의 삶

은행잎이 밟히는 길을 걷는다.

아직은 노란색이 너무 곱다

출근 전의 이른 아침

아직 아무도 밟지 않은 꽃잎들


갑자기 떠오른 생각 하나

굽은 길이면 멋진 사진이 나올 텐데


아직은 패딩이 눈치 뵈는 초겨울

신호등 살피는 눈에 노란색 몇 개가 달려있는

겨울나무가 보인다

저마저 떨어지면 한겨울

패딩이 낯설지 않겠지


지금은 새잎 생각할 때가 아니다

채움이 아니라 비움을 행해야 봄을 맞을 수 있는

겨울나무다


자연의 섭리

일흔에서 멈춘 내 나이

멋진 사진 탐할 때가 아니다


내일은 늦잠도 좀 자고

패딩 속에 입을 겨울옷도 챙겨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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