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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윤철 Feb 07. 2024

상생의 의미

경동시장과 스타벅스

21세기 민주주의 국가인 대한민국에서 때 아닌 서민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어느 유력 정치인께서 경동 시장에 들러 스타벅스와 서민을 말한 모양이다.

요즘은 디지털 시대. 당연히 서민이란 단어를 두고 sns를 타고 여러 논쟁들이 벌어지고 있다.

서민들은 커피 한 잔 못 마시냐는 측과 손가락이 아닌 달을 보란 측의 소모적인 논쟁들. 선거의 계절인가?


서민이란 단어 쓰임의 옳고 그름을 떠나 그 정치인이 말한 달의 의미를 살펴보자.

그가 말한 달이란 경동 시장과 스타 벅스의 상생을 말하는 것이 아닌가 한다.

그 방법으로 그곳에 입주한 스타벅스가 재래시장에 얼마간의 로열티를 지불한다는 것이다.

상생! 말 그대로 둘 이상이 서로 북돋우며 함께 잘 살아간다는 의미다.

대기업에서 재래시장에 내는 로열티가 상생이란 말과 어울리는 것일까?


미국 LA에는 파머스 마켓이란 시장이 있다. 농산물 시장의 원조로 정식 명칭은 "더 오리지널 파머스 마켓 신스 1934"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 미국 대공황 당시 농민들이 자신들의 생산품을 팔기 위해 만든 조그마한 재래시장이었다고 한다. 교통이 편리해 짧은 미국 생활 중 나도 몇 번 들렸던 곳이다. 이름에 걸맞게 신선한 농산물도 살 수 있지만 그보다 오가며 맛볼 수 있는 맛집들이 더 유명한 곳이다. 지금은 지역민보다 관광객들이 훨씬 더 많은 관광 명소로 변했다. 마침 내가 마지막으로 들렀던 시기가 크리스마스 즈음이었다. 크리스마스 장식과 함께 관광객들이 관용적인 표현으로 발 디딜 틈이 없을 지경이었다. 


바로 그 옆에 "더 그로브"란 복합 쇼핑몰. 미국은 땅덩이가 크다. 실내가 아닌 큰 규모의 야외 쇼핑몰이다. 땅 값 비싼 우리나라에서는 생각하기 힘든 규모다. 물론 "더 그로브"란 랜드 마크도 있지만 그 보다 나는 "반스 앤 노블"이란 이름의 3층 짜리 대형 서점이 더 기억에 남는다. 우리나라로 치면 교보문고 정도.

2002년 이 쇼핑몰을 지을 때 농산물 시장의 상권을 침해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했다고 한다.

1934년에 세워진 재래시장과 70년 뒤에 만드는 현대식 쇼핑 몰! 경쟁을 했다면 그 결과는 꼰대식 표현으로 불문가지가  아니었을까? 


미국은 크고 엔터 수도라 불리는 LA는 미국민들이 모여드는 관광지다. 아니 지금은 글로벌 시대. 그곳도 미국인 보다 더 많은 외국인들이 북적였다. 나 역시 그 외국인 중의 한 사람. 트램으로 왕래하는 쇼핑몰과 고유명사가 된 파머스 마켓. 상권을 침해하지 않으니 관광객이란 어마어마한 시너지 효과가 따라왔다.

로열티를 대신하는 약속.  우리가 생각해 볼 상생의 한 방법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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