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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윤철 May 16. 2024

선글라스 끼고 본 5월의 휴일 풍경

녹음예찬

오늘은 5월의 휴일. 체육관도 빨간 날.

근육 운동 대신 탄천 산책. 왼 팔꿈치에 온 엘보 탓에 휴관의 아쉬움보다 오히려 휴일이 다행이란 생각. 


탄천은 용인시 법화산에서 발원하여 성남을 거쳐 서울로 흐르는 백리가 채 안 되는 한강 지류다.

도시로 이사 오고 코로나 팬데믹을 거치며 숲세권이란 의미를 실감했다.

거리 두기의 지루함을 지금은 2 급수인 이 탄천을 산책하며 견뎌낼 수 있었다.

오늘 역시 팬데믹을 추억하며 집 앞의 탄천으로! 

나쁜 기억도 시간이 지나면 추억이 된다.


스벅 잔에 맥심 커피를 채우고 선글라스를 모자 위에 딱.

연세란 말에 맞게 눈이 말썽이다. 자외선을 피하란 의사님의 말씀에 집을 나서면 색안경부터 챙긴다.

나? 모범생? 아니 사실은 겁 많은 노인네다.


탄천은 역시 성남 시민들의 안식처다. 더구나 오늘은 휴일. 

나같이 산책 나온 어르신들에 자식들과 배드민턴 즐기는 젊은 아빠, 레깅스 입고 몸매 자랑하며 조깅하는 젊은 처자들과 바이크족들. 이사 온 지 십 년. 나도 탄천을 즐기는 성남 시민!


성남 중에서도 이곳 분당은 계획도시란다. 따라서 우리나라의 사계를 확실히 느낄 수 있다.

봄의 벚꽃. 여름의 녹음. 가을의 단풍과 자전거 도로까지 떨어지는 밤송이들. 눈 맞는 왜가리들조차 한가로운 겨울풍경까지.



오늘은 5월. 2024년도 반을 지나고 있다. 날짜 의식 않는 백수지만 세월이 빠르다는 것은 느끼는 70대!

계절의 여왕은 햇살은 따습고 바람은 차다. 아직 여름은 아니지만 선글라스 너머로 보이는 산은 녹음이 짙다.

사진기 들고 탄천 자주 다니는 나는 이곳의 사계가 모두 아름답다고 느낀다. 단 지금은 녹음이 최고.


봄꽃과 신록이 청초함과 신선함을 선사한다면 푸른 잎으로 뒤덮인 여름의 산은 신비로움을 느끼게 해 준다.

치마와 저고리로 몸을 감싼 여인네의 아름다움! 여인네? ㅎㅎ 나 70대! 꼰대!

당연히 한복의 아름다움을 알 수 있는 나이다. 보이지 않는 것은 두려움만이 아니라 신비로움도 느끼게 한다.

5 천보를 걷고 다리 밑 그늘에 앉아 커피 한 잔. 맥심 커피로 당분을 채우며 그 신비로움을 즐긴다.

지금만은 4계 중 여름이 최고다. 사실 선글라스가 아니면 아직 짙푸른 색의 녹음은 이르다.

의사님 덕에 앞 당겨 녹음의 아름다움 만끽!


다음은 낙엽의 아름다움.  낙엽이 지나면 눈 덮힌 겨울 풍경. 이것이 우리나라의 사계다.

대한민국의 아름다움!


지금은 백세 시대! 70대 중반은 어디에 속할까?

봄은 진작에 지났고 가을은 아직이라고 다짐한다.

그럼? 당연히 신비로움을 찾는 하루를 살아야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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