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윤철 Jul 05. 2024

LA에서 외손주들과 함께 본 인사이드 아웃 2

할아버지와  손주가 함께 감동할 수 있는 영화

미국까지 와서 외손주들과 놀아주는 70대 백수입니다. 힘든 일은 아내와 딸이 다 하고 나는 그냥 미국 구경이나 하는 팔자 좋은 노친네. 오늘은 외손주들과 디즈니 영화나 한 편 보러 가잔다. 집에서 거의 두 시간 거리에 있는 한인촌의 CGV로. 시간이 일러 영화관 근처의 알라딘 서점 앞에 전시되어 있는 이상과 만해의 사진 감상. 왜 이리 멀리 왔느냐니까 미국에서 태어난 손주들은 상관없지만 우리는 한글 자막이 있어야 하기에 한인촌까지 왔단다. 디즈니 영화는 좋은 기억이 있다. 초등학교 시절 단체 관람한 "사막은 살아있다."란 영화가 무척 감동이었단 기억. 그래도 어린이용 애니메이션이라 약간은 시큰둥. 개봉을 기다리는 "핸섬 가이즈"와 "탈주"그리고 "코요테 공연"포스터 감상하다 무지막지하게 큰 팝콘과 함께 입장.




영화가 시작되자 생각이 180도 바뀌었다. 이건 열 살과 여덟 살의 손주들이 볼 영화가 아니다. 일흔 넘은 내가 봐도 어려운 영화다. 최고의 성장 소설이라 모두가 인정하는 헤세의 "데미안"이 생각나는 영화.

영화 관람 후 집에 와서 인사이드 아웃의 뜻과 그 1을 찾아보았다.

인사이드 아웃의 뜻은 속속들이 알고 있다란 뜻이며 기쁨, 슬픔 등의 감정 컨트롤이 주된 이야기다.

1을 모르면 이해하기 힘든 영화.

옆의 손주들을 보니 뜻을 아는지 팝콘도 잊은 채 열중해서 보고 있다.


라일리 앤더슨이란 한 소녀의 성장을 다룬 영화다. 누구나 한 번씩은 겪는다는 중2병 사춘기!

다른 말로 성장통. 그 극복기. 


중학생 하키 선수인 라일리가 친구 둘과 가정을 떠나 하키 강좌의 초대에 참석하는 이야기.

친구 둘과 하는 시합은 가정, 고교 선배들과의 만남은 사회. 그리고 그 사이에 새로 등장하는 핵심 감정인 불안! 1에는 없던 감정인 불안의 등장은 일종의 홀로 서기에 대한 두려움으로 해석할 수 있겠다.

모두 아홉 개나 등장하는 영화 속의 감정들은 극복도 굴복도 아니고 그냥 자기 것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결말 부분에 등장하는 아빠의 푸념.

"사흘이나 다녀와서는 겨우 좋았어요 한 마디냐!"


내가 내 사춘기 자식들에게 받은 섭섭함 그대로다.

"알았어요!"

다음에 문 닫고 방으로.

"가장 민족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다."

아니 "가장 가족적인 것이 가장 보편적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MSG 조금 친 70대 부부의 일상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