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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윤철

맨발로 황톳길을 걷는다

벌써 열 번째

살아 드문 삶을 훌쩍 지난

연세의 건강을 위해


미끄럼 주의 입간판을 지나면

사백 m 이정표

처음보다 힘이 덜 든다

알고 가는 길은 몸이 가볍다


꼬리를 무는 오늘에

매일 보는 해지만 같은 날이 아니다

일흔 번을 훌쩍 넘긴 추석은

에어컨이 필요한 열대야

추석보다 하석이 어울린단다


백 년을 걸어도 나오지 않는 아는 길

처음 가는 길만 걸어야 하는

삶의 길

고달픔만 있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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