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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윤철 Oct 03. 2024

석 달간의 미국 생활 시작

손주들과의 만남

LA공항에서 한 시간 반 거리의 한적한 주택가에 위치한 딸네 집 도착.

작년에도 만나 본 외손주들이 달려와 안긴다. 

개학하면 우리나라 학제로 2, 4학년에 올라가는 초등학생들이다.

미국은 9월에 신 학기가 시작된다. 

애들 커가는 것 무섭다. 이젠 안기도 버겁다. 


반가워할 새도 없다. 이틀 후 "옐로우스톤 국립공원" 가족 여행이 있으니 방학 숙제를 해야 한단다.

유월인데 이곳은 벌써 여름 방학 중이다. 미루어 두었다 개학 며칠 전에 허둥대던 나와는 다르다.

대견하다는 느낌.


"무슨 잠을 그래 마이 자노."  아내의 말에 일어났다. 장시간 비행에 피곤했던 모양이다.

저녁 후 손주들과 몇 마디 이야기하다 다시 잠 속으로.  시차적응 문제는 저절로 해결.


수학 문제 푸는 손주들 곁에 있으니 바깥 구경이나 하란다. 명색이 교사 출신인데....

미국은 속지주의를 따른다. 이곳에서 태어난 애들은 모두 미국 시민이다. 당연히 미국 교육을 받는다.

모든 것을 영어로 하니 나는 있어 봤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선글라스를 손에 들고 밖으로.

구름 한 점 없는 맑은 하늘이다. 미세 먼지 걱정해야하는 나는 그냥 부러움 가득.


집 앞의 작은 공원 산책 중 갑자기 스프링 쿨러가 물을 좍!

LA는 열대 사막 기후다. 나무든 잔디든 스프링 쿨러로 물을 공급해야 한다.

최고 기온은 섭씨 40도를 웃돌지만 습도가 낮아 불쾌지수는 낮은 편이다. 낮과 밤의 온도 차도 큰 편.


점심 후는 손주들과 놀아주기. 미국은 프라이버시를 중시하는 나라다. 약속 없는 남의 집 방문은 실례다.

당연히 가족 중심 사회. 날이 더우니 밖으로 나갈 수도 없다. 집 안에서 숨바꼭질,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공놀이 등등. 재미가 있을 리가 없다. 한 가지 놀이를 십 분이상 하지를 않는다. 힘이 든다.

애 셋 키운 아내가  달리 보인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요즘은 사춘기가 빨리 오는지 컴이 허락된 시간에는 내가 곁에 있는 것을 싫어한다.

자기들끼리 놀 때 내가 옆에 있으면 "할아버지 가!" 우리말의 높임법은 모르는 녀석들이다.

약간은 섭섭한 생각도. 엄마 껌딱지였던 녀석들이 엄마도 가란다. 커가는 과정 섭섭할 이유가 전혀!

이것이 석 달간 미국 살기의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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