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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윤철 Apr 04. 2020

라떼의 각성

4.15일을 앞 두고



   라떼의 각성     



분명 배우고 몇 번 사용도 해 봤는데, 영 아리송하다.  집에서 인강 듣는 늦둥이를 부른다. 간단히 해결. 컴에서 사진 정리하는  얘기다.  마스크 사러 간다며 마스크 착용하니 “금요일이구나. 목요일인 줄 알고 오늘 가려 했는데 내일 가야겠다.” 아내의 말! 칠칠맞은 날 항상 챙겨주어 컴퓨터 같다는 느낌과 함께 잔소리 꽤나 들었는데. 아내도 벌써 지공선사님이시다. 생각 정리 한다고 컴을 켰는데 늘 사용하던 단어가 입안에서만 맴 돌뿐 영 생각이 나지 않는다.     


잘 안다. 나이는 결코 숫자가 아니다. 조심조심한다. 그래도 입이 근질거릴 때가 있다. 한 소리 했다가 아! 이래서 라떼 소리 듣는구나!  몇 년 전 늦둥이 군 개방 초청 시 깜짝 놀랐던 느낌. 휴가 나온 늦둥이에게 “군대도 아니다. 라떼는...” “아빠 한 번 더...!” 바로 깨갱. 아무리 편해도 군대는 군대!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힘 든 건 마찬 가지. 쇼핑이 취미 같은 둘 째에게 “라떼는 ...” “아빠 역찢남!.” 내가 생각해도 내 살아온 이야기가 몇 백 년은 지난 역사 속의 이야기 같다. 그래도 이건 약과다. 그냥 살아 온 환경의 차이에서 오는 느낌의 문제니까.     



어느 날 디저트 타임.  나도 경제를 조금은 이해한다고 자부하는 상고 출신이다. “대기업이 위축되면 근로자들 어쩌냐!” “자본은 이윤을 따라 움직인다. 자본이 일자리 창출 쪽으로 움직이면 그건 자본의 직무 유기다.” 둘째는 경영학과 출신이다. “천막에 물이 고이면 밑으로 흐르나? 작은 구멍이라도 내 줘야지.” 늦둥이는 적립금 많은 사립대 재학 중이다. 바로 깨갱! 자본과 이윤, 이런 정도는 상고 입학과 동시에 배우는 이야기다. 왜 이런 편견을 가졌는지 모르겠다. 나도 낙수효과니 이런 정도 이해할 수준은 된다. 손주에게 배운다는 말 실감. 요즘 애들 똑똑하다.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선거의 계절이 다가왔다. 내 생각도 어느 정도는 정해져 있다. 그래도 애들과 이야기는 해 볼 생각이다. 비밀 선거 위반? 내가 살아 갈 날보다 우리 자식들 살아갈 기간이 훨 길다. 나는 20세기를 더 살아온 사람이다. 이 번 세기의 주역은 우리 자식들이니까. 아내 생각은 뻔하다. 내 앞에서 자식들 흉은 보면서도 항상 자식들 편이니까! 너희들에게는 꽃길만 함께 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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