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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윤철 Apr 06. 2020

기분 좋은 날

4월 15일을 기다리며

                                                 


                                                              기분 좋은 날  


  아침부터 기분이 매우 좋다.  도저히 그럴 것 같지 않은 인물들이 반갑게 다가와 먼저 고개 숙여 인사들을 한다. TV속에서나 볼 수 있던 인물들이다. 결연한 얼굴로 독기 서린 말 뱉어내던 인물들도 보이고. 땅바닥에서 큰절 올리는 이도 있다, 도로 위에 소독하던 인물도 활짝 웃는 얼굴이다. 4년 동안 오늘만 같아라. 비록 사진과 동영상 속의 모습이지만 기분이 매우 좋다.  금방 부자 될 것 같은 희망이 끓어오른다.  점점 고개가 내려가다, 오체투지를 지나 마지막엔 드러눕던  시사만평 속의 풍자는 남의 나라 이야기 같다. 다시 한 번 4년 동안 오늘만 같아라! 보잉 747을 타고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아침이다. 

    

집에 마스크가 몇 장 모였다. 큰 맘 먹고, 천 마스크 대신 방역 마스크 쓰고 집 앞 강변으로. 확실히 숨 쉬기도 편하고 산뜻하다. 몇 번씩이나 빨아 쓰는 천과 비교 하는 것도 이상하다는 생각. 강변은 봄이다. 개나리, 벚꽃이 만개했다. 운동하는 이도, 놀이에 빠져 있는 어린이들도 모두 신나 있는 모습이다. 그런데 모두 마스크로 입을 가리고 있다.  기특하게도 자전거를 타는 어린이도, 킥보드 타는 애도 모두 마스크를 하고 있다. 어른인 나도 숨이 찬데! 새싹들이 규칙을 잘 지키고 있다. 그래 너희가 희망이다. 내일은 더 큰 마음먹고 새 마스크로 무장 야산이나 올라 볼까! 약국 앞에 줄 서지 않고 마스크를 살 수 있다. 마스크 두 장에 이리 흐뭇해 질 줄이야! 여하튼 기분 좋은 날이다. 

    

폰 소리만 나면 가슴이 덜컥. 확진자 발생! 홈페이지 참조. 이 번 모임 무기연기. 집에만 쳐박혀 있으란 얘기. 그런데 토요일만 되면 들리는 뉴스는 종교의 자유. 짜증 확! 젊쟎은 입에 욕은 차마....  그런데 누가 대신 욕을 해 준다. 내 입으로는 할 수 없는 저질의 소리. 나보다 훨씬 많이 배우고 사회적 지위도 높으신 양반들이 입은 나보다 걸다. 꼭 뉴스의 댓글 수준의 말들! 속이 시원? 기분이 째진다! 반어법? 역설법?    

 

글로벌 시대. 미국 사는 친지 생각. 사재기가 극성이란다. 코로나가 우리나라와는 비교가 안 되게 빠른 속도로 확산 되고 있다는 소식. 걱정이다.  걱정이나 끼치던 우리가 미국 걱정을 할 줄이야. 가장 큰 걱정은 마스크와 노숙자. 그런데 친지가 사는 곳은 신흥도시라 아직은 노숙자가 모이지 않았다. 마스크는 알아보니 1인당 7장 이상은 보낼 수 없다는 말. 그것도 시민권자는 제외. 우리나라도 이제 겨우 마스크 걱정 벗어나나 싶은데. 걱정! 그런데 누군가는 한 달이면 해결 할 수 있다는 소리. 사기충천? 설렁탕 한 그릇 때리고 싶은 오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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