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밀도
미국의 재난 영화 속에서 하리케인에 집이 통째로 날아가는 장면을 본 적이 있다.
그것도 여러 번. 우리 상식으로는 그냥 영화적 허용이나 과장으로 생각했으나
미국에서 조금 생활을 해 보니 실제 상황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나라는 집을 철근을 넣은 콘크리트로 짓는다. 요즘은 소도시도 아파트가 대세다.
반면 미국은 나무로 집을 짓는다. 그것도 통나무가 아닌 아주 약한 합판이 주 재료다.
통나무를 대들보로 사용하는 한옥보다도 훨씬 약해 보인다.
딸과 대화를 해보니 지진 탓인가? 추측을 해 보는 정도.
미국 생활 십 년 겨우 넘긴 애엄마니 나와 아는 정도가 비슷할 수밖에.
실제로 미국 특히 서부 쪽은 지진이 심했던 모양이다.
하와이의 야생닭은 지진 때 양계장을 탈출한 것들이고 샌프란시스코의 바다사자도
지진을 피해 모여든 것이 지금은 39 피어의 관광자원이 된 것이라 한다.
실제 나도 1년 남짓의 미국 생활에서 70년 넘는 우리나라 생활에서 경험해 보지 못 한 지진을
겪은 적이 있다. 의자에 앉았다 떨어질 정도의 강도. 지진인 줄도 몰랐다.
포탈 다음에서 안부를 묻는 문자에 새삼 지진의 위력을 실감했다.
화재에도 약한 미국의 나무집은 지진 탓이다?
브런치에 미국 생활을 정리하며 다시 한번 나무집 정리.
딸보다 더 똑똑한 인터넷 서핑.
딸이 말한 지진도 서부지역에서는 맞는 말.
그런데 가장 큰 이유는 우리나라와 다른 환경 탓이다. 인구 밀도 차이.
미국은 주택의 대부분이 2,3층 정도의 단독 주택이다. 비싼 콘크리트를 쓸 이유가 없다.
반면 우리는 고층 건물이니 철근 콘크리트를 사용할 수밖에 없다.
미국 전역은 침엽수들이 많이 자란다. 나무 가격도 싸고 규격에 맞추면 시간도 절약힐
수 있다는 말이다. LA는 열대 사막 기후라 나무가 적지만 캘리포니아 위쪽 요세미티 지역은
우리나라 나무와는 비교할 수 없는 큰 나무들이 많다.
미국은 땅은 넓으나 혹한이나 혹서 기후는 많지 않다고 한다. 그리고 전기가 풍부하다.
la 쪽은 더위가 대단하지만 에어컨을 켜면 된다. 하루 종일 냉방 시설을 가동한다.
전기세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될민큼 가격이 싸다.
단열에 신경 쓸 일도 적다는 말.
문화란 우리의 생활을 편리하게 해주는 것이다.
우리 눈에는 허술해 보이는 나무집들이 저들에겐 문화이고
엘리베이트를 타고 오르는 외갓집을 신기해 하는 손주들의 생각은
우리에겐 편리함이다.
따라서 문화의 다름은 있지만 우열은 없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우리의 삶이 미국을 닮아 가는 일이 있어서 그런지 우리 고유의 문화들이 사라져 간다는
안타까움을 지울 수 없다. 한자가 들어오며 우리말들이 사라져 간 일을 반복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