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년의 삶
많이 망설였다. 나이 일흔에 흔적을 남기는 것이 잘하는 일인지? 특히 잘못된 표현도 흔적으로 남는 컴에서 혹시 실수라도 한다면? 별것 아닌 것 같지만 "레드락 캐니언을 레드락 파크"로 잘 못 표기한 것이 한동안 이미지로 남았던 기억이 있다. 수정은 했지만 내가 모르는 것도 있을 수 있다. 특히 나는 20세기를 더 오래 산 그래서 꼰대라 불리는 세대다. 그래도 용기를 내는 것은 나름대로 느끼는 것이 있다는 것 아닐까! 틀딱이란 소리라도 듣지 않기를 바라면서!
탑골이니 레트로니 아무리 떠들어도 옛것은 낡을 수밖에 없다. 젊은 단어, 문체를 섞어 쓰도 내 글은 낡은 티를 벗을 수 없다. 베짱이처럼 아무것도 하지 않고 살아도 흰머리는 늘어난다. 연식이란 말이 이유 없이 있는 게 아니다. 조심한다고 해도 작은 것 하나에도 무엇인가 의미를 부여해야 속이 시원하고 돌직구 대신 비유와 상징을 많이 사용한다. 누구에겐 지도 모르면서 자꾸만 해야 하는 설명! 바꾸어 말하면 잔소리! 그런 줄 잘 알면서도 글을 쓰는 이유! 노년의 낙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아니 생존 방법이란 말이 내게는 더 어울리는 것 같다.
은퇴 시기와 겹쳐 병원 신세도 좀 지고 도를 바꾸는 이사도 하고, 새로운 생활 적응에도 문제가 조금 있었고... 가장 큰 문제는 주체할 수 없는 자유였다. 새장의 새 어쩌고 하는 관용구를 빌리지 않더라도 시간에 쪼들릴 때는 자유가 그리웠지만 일을 손에서 놓으니 시간을 감당할 수가 없다. 더구나 우리 세대의 대한민국 남자들은 약간은 일 중독증을 가지고 있다. 소속감의 박탈과 겹쳐 출근 시간만 되면 괜히 불안한 마음이 생긴다. 처음 얼마간은 괜히 방안을 서성이기도 많이 했다. 시간은 많고 집에만 있으니 눈에 보이는 것도 많고, 쓸데없는 걱정만 생기고. 취미! 여행, 등산, 독서. 그냥 하는 말이 아니고 실제 상황이다. 시골에서는 없던 말. 미세먼지, 초미세먼지. 노약자는 외출 자제. 밖을 못 나가니 어느 것 하나 제대로 즐길 수가 없다. 창문을 열면 집 앞의 산이 잘 안 보일 정도. 방콕! 우울증 걸릴 지경! 어느 날 12층 아파트 아래를 유심히 살피는 내 모습에 깜놀! 마스크 쓰고 무작정 외출 시작. 코로나와는 전혀 상관없는 미세먼지용 마스크.
노후를 위해 준비만 해 두었던 기타 시작. 노인 복지관 체력 관리실 등록. 다른 하나 브런치 작가의 서랍에 글쓰기. 차일피일 미루다 서랍 열기 시작. 살피니 자식들 걱정은 기우 중의 기우! 나이 들면 “입은 닫고 주머니는 열라.”는 말이 진리! 은퇴하니 주머니는 가볍고 집에 있으니 자식들 하는 일은 눈에 다 보인다. 걱정 아닌 걱정 같은 잔소리! 잔소리 같은 잔소리 아닌 오지랖! 이 건 서로에게 스트레스다. 바쁘니 마음은 편하다. 사실 요즘 젊은이들은 신인류다. 경험과 연륜. 별로 먹히지 않는다. 그 들은 아인슈타인 머리의 몇 백, 몇 천배의 머리를 바지 뒷주머니에 꼽고 다닌다. 자식들 앎에 감탄할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자식 걱정은 말 그대로 오지랖 넓은 소리다!
글 쓰기는 내 성찰과도 연관이 있다.
누군가 젊은 세대는 “논리가 없고 무지하다.” 말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것도 나보다 훨씬 젊은 사람이! 나이 적다고 젊은 게 아니란 생각! 코로나 주춤하면 도서관부터 가겠다는 다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