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여행
오늘의 여행지는 내가 정했다. 비버리힐스의 명품거리. 갑자기 이 곳 생각이 난 것은 2년 전 밤에 본 이 거리의 기억이 너무나 강렬했기 때문이리라. 그런데 도착해 보니 밤과 낮이 다르다. 약간 실망? 그 건 아니다. 밤의 로데오 거리는 빛과 색의 미다. 뭐랄까? 낭만, 멋, 판타스틱! 반면 낮의 이 거리는 현실적이다. 멀리 미국 부자 동네의 대명사인 비버리힐스가 보인다. 이 곳은 저곳에 거주하는 사람들이 이 곳에서 물품을 사는 상가다. 할리우드에 스타 집 탐방 투어가 있다면 여기는 비버리힐스 부잣집 투어 버스가 있다. 참 미국은 돈 버는 방법도 가지가지다. 한국인인 나의 관점에서 미국 서부의 언덕 위에 있는 부잣집은 있는 집 느낌이 전혀 없다. 올려다보는 큰 집은 전방의 군대 막사 같다. 특히 밤에 보면 을씨년스럽기까지 하다. 부산의 산 위에 지어진 판잣집, 아니면 지금은 거의 없어진 서울의 달동네보다 훨씬 을씨년스러운 모습이다.
5 식구가 티파니 보석상 입장. 그런데 사위 복장이 마음에 걸린다. 민소매 셔츠에 반바지, 게다가 슬리퍼까지. 겉모습 많이 따지는 한국 같으면 입장 불가! 실제로 남산 근처의 와인 바에 등산복 차림으로 갔다. 거절당한 적 있음. 천만의 말씀 친절하기가 입속의 혀 같다. 손님은 중국인 한 쌍과 우리 식구 2팀뿐. 딸에게 말하니 그건 정말 오판이란다. 이곳에 멋 내고 온 사람들은 다 관광객. 나 역시 반바지는 벗었다. 미국이 워낙 커다 보니 몇 년을 모아 이곳에 관광 온단다. 반바지 차림은 이곳 사람. 누구에게 친절해야 할까. 발상의 전환! 정장을 갖춰 입은 신사가 오픈카에 기대어 사진을 찍고 있다. 딸이 롤스로이스 수제 차란다. 나도 한 컷!
중국이나 미국이나 큰 나라는 뻥도 센 모양이다. 이 곳에 매장이 없는 상품은 명품이 아니다. 참나! 미국 욕 좀 하자. 실리콘밸리에 사무실이 없다면 IT 중견기업이라 할 수 없다. 이 곳 그랜드 캐년에서는 네가 필요한 것을 보고 가라! “만리장성에서 오줌을 싸면 고비사막에 무지개가 뜬다.” 정도의 중국 뻥보단 덜 하지만 미국도 참 어지간히 오만불손하다. 모처럼 코리아 타운에서 순두부찌개를 먹고 싶었는데. 손녀가 잠이 들었다. 깨면 힘드니 김밥으로 요기하고, 디즈니 놀이 공원이 있는 애너하임으로. 1시간 이내의 거리만 걸어 다니다, 드라이브를 하니 그것만으로도 요즘 말로 힐링! 다음 주 유니버설 시티 입장표가 있어 디즈니 랜드는 밖에서 손녀와 즐기다. 저녁만 먹고 집으로! 디즈니랜드 악단에 맞추어 사람들이 춤을! 나는 손녀 안고 한 곡!
집에 오니 택배가 와 있다. 손녀와 다니는 도서관에서 찾은 미국계 우리나라 작가의 소설. 영어책이라 읽을 수는 없지만 아마존에 한 권 부탁!
한국 작가의 책 발견. 반가운 마음에 펼쳐보니 일제부터 6,25 이후까지의 자전소설이다. 영어로 쓰였으니 읽을 수는 없었지만 너무 작고 5달러의 싼 책값에 마음 아팠다. 아마존에서 한 권 구입.